고법 부장판사등 12명 뇌물 출금

검찰이 고등법원 부장판사(차관급) 등 현직 판사 4명과 전현직 검사 4명, 경찰 간부 2명 등 12명이 수사나 재판 등과 관련해 금품과 향응 등을 받은 단서를 잡고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현웅)는 카펫 수입판매업체 대표 김홍수(58구속 수감) 씨가 수년에 걸쳐 판사와 검사, 경찰 간부 등에게 수백만수천만 원씩의 금품과 향응을 제공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하고 조사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검찰은 이날 서울고법 부장판사 A 씨를 4번째 소환해 조사했으며, B 전 검사와 서울 모 경찰서장 C 씨 등도 최근 소환 조사했다.

B 씨는 1000만 원을, C 씨는 3000만 원을 받은 사실을 검찰에서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내 김 씨의 방과 집 등을 압수수색해 김 씨가 작성한 편지와 진정서, 수첩, 관련 장부 등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10여 년 전부터 법조인들과 친분을 쌓아온 김 씨는 지난해 7월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돼 수감 중이다.

검찰은 김 씨의 수첩에 적힌 인사 중 A, B, C 씨 이외에도 지법 부장판사급 3명, D 검사,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 2명, 모 경찰서 전 수사과장, 금융감독원 직원 등 10여 명이 사건과 관련해 금품을 제공받았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이들은 모두 출국금지됐으며 검찰은 사건 관련자와 김 씨 주변 사람들의 계좌도 추적 중이다. B 씨는 최근 사표가 수리됐으며, C 씨는 대기발령이 난 상태다.

검찰 관계자는 김 씨가 청탁한 사건의 90%가량은 김 씨의 의도대로 처리된 것 같아 사안이 중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우 정원수 woogija@donga.com need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