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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통 경계 다시 우렁찬 함성

Posted June. 15, 2006 03:48,   

철통 경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충성!

13일 오후 경기 연천군 중부전선 비무장지대(DMZ) 내 최전방 감시소초(GP). 신세대 장병들의 우렁찬 목소리가 내무반 가득 울려 퍼졌다.

지난해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던 총기난사 사건 발생 1주기(19일)를 앞두고 윤광웅 국방부 장관과 취재진이 사건 현장을 다시 찾았다.

당시 소총 및 수류탄 난사로 인한 탄흔과 핏자국 같은 끔찍한 흔적들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케케묵은 냄새와 함께 수십 년 된 창고를 연상케 할 만큼 열악했던 건물도 현대식으로 탈바꿈했다.

사건 이후 군 당국은 10억 원의 예산을 들여 GP를 1층에서 2층으로 확충하는 한편 내부 시설도 웬만한 숙박시설에 견줄 수 있을 만큼 깔끔하게 단장했다.

내무반은 기존 24평에서 36평으로 늘어나 장병들은 칼잠을 면할 수 있게 됐고 침상에는 온열관이 깔렸다. 또 당시 냉방환기장치라고는 선풍기 3대와 환풍기 1대가 고작이었지만 지금은 모든 생활공간에 에어컨과 공기청정기가 설치됐다.

무더운 날씨에도 제대로 샤워조차 할 수 없었던 옛 건물과 달리 1층에는 깔끔한 목욕탕이 마련됐다. 몇 개의 녹슨 운동기구뿐이던 체력단련실도 최신 트레드밀(러닝머신)과 헬스기구까지 갖췄다.

국방부와 육군은 9월까지 16개 GP에 대한 현대화 작업을 끝낸 뒤 내년부터 2009년까지 추가로 47개 GP에 대해서도 리모델링을 할 계획이다.

GP를 둘러본 윤 장관은 총기난사 사건을 염두에 둔 듯 부대 생활을 하면서 갈등이 생기면 서로 대화로 풀어야 한다. 특히 선임병이 이병들에게 잘해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비록 참상의 물리적 흔적은 지워졌지만 그 아픔은 진행형이다. 총기난사로 희생된 병사 8명의 유족들은 여전히 형언조차 힘든 심적 고통을 겪고 있고, 생존자 27명 중 15명은 사고 후유증으로 의병제대를 했다.

사건 현장에 있었던 후임 소초장 이모 중위와 홍모 병장 등 4명은 당시의 충격을 딛고 지금도 일선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당시 부대원들의 근무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구속됐던 부소초장 최모 하사는 지난해 9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군에서 제명됐다.

범인인 김동민 일병은 1심 군사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항소했지만 2심에서 기각되자 현재 대법원에 상고를 한 상태다.

부대 관계자는 19일 부대 내 신병교육대 강당에서 유족과 부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사건 발생 1주기 추도식을 열 예정이라며 유족들의 요청에 따라 추도식을 마친 뒤 사고 GP의 방문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