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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원론 잠재운 박근혜의 눈물

Posted December. 29, 2005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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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사진) 한나라당 대표가 28일 질끈 눈을 감았다. 눈가엔 물기가 흘렀다. 맞닿은 두 입술은 떨어질 줄 몰랐다. 1분여가 흘렀다.

국회 등원을 주장하던 의원들은 다 틀렸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이날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국회 등원론을 일순 잠재운 것은 박 대표의 보일 듯 말 듯한 눈물 한 방울이었다.

2시간여 격론 끝에 마무리 발언에 나선 박 대표는 10여 분간 한나라당이 개정 사립학교법 원천 무효화 장외투쟁을 해야만 하는 까닭을 조목조목 설명하며 협조를 요청했다.

그러나 상당수 의원은 여전히 불만스러운 표정이었다. 불만 중엔 사학법을 이념 문제로 대응하는 바람에 당의 이미지가 나빠진다는 것도 있었다. 이 대목에서 박 대표는 내가 북한 때문에 어머니까지 잃은 사람인데 그래도 북한에 가서 김정일까지 만났다. 나름대로 남북 문제에 대해 넓은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하다가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울음을 참는 듯 머리가 조금씩 떨렸다. 장내가 숙연해졌다. 의원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박 대표는 우리가 지금 가는 길이 옳은 길이기 때문에 나중에 부끄럽지 않을 것이고, 역사의 옳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마쳤다.

의총을 마치며 회의장을 빠져나오는 의원들 사이에서 역시 박근혜는 고수라는 소리가 들렸다. 원내 투쟁 우선론자들의 완패였다.



민동용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