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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총리, DJ와 사법처리 흥정

Posted November. 28, 2005 0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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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국무총리가 13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울 마포구 동교동 자택을 방문해 DJ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도청에 적극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임동원(), 신건() 전 국정원장의 불구속 수사 문제를 논의했던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이 국정원 도청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여권이 이해 당사자인 DJ 측과 수사 대상의 신병 처리 문제에 대해 물밑 조율을 시도한 것은 검찰 수사의 독립성을 훼손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의 고위 관계자는 이날 이 총리가 DJ를 만나 임, 신 전 원장의 구속이 불가피한 점을 설명하며 양해를 구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며 두 전 원장이 검찰의 조사 내용을 완강히 부인하지 않고 적절한 선에서 유감을 표명하면 불구속 수사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평소 동교동계와 친분이 두터운 이 총리는 DJ를 통해 검찰의 수사 내용을 완강히 부인하는 두 전 원장을 설득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임, 신 전 원장이 계속 나는 아무런 죄가 없다고 버텼기 때문에 검찰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와 DJ가 면담한 시간도 언론에 보도된 30분이 아니라 실제로는 1시간 반 정도였다는 후문이다.

한편 비슷한 시기에 열린우리당 소속 몇몇 의원도 검찰 수뇌부에 전화를 걸어 두 전직 원장에 대해 불구속 수사를 해 줄 것을 강하게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천정배() 법무부 장관은 11일 청와대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 국정원 도청 사건과 관련해 임, 신 전 원장의 구속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설명했다. 검찰은 이 총리가 동교동을 다녀간 다음 날인 14일 오후 두 사람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고 15일 오후 영장을 발부받아 구속을 집행했다.

한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개각 시기와 관련해 정기국회 일정을 감안할 때 연말에 개각이 이뤄지기는 힘들 것이라며 내년부터 처음 도입될 국무위원의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이 한 달 정도 소요될 예정이어서 개각은 이르면 내년 1월 초에 단행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연욱 조용우 jyw11@donga.com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