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다시 보자, 합격서류

Posted September. 30, 2005 08:12,   

ENGLISH

일단 해외마케팅팀 신입사원의 서류부터 검토합시다.

29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A무역회사 박모(36) 인사과장은 직원들과 함께 올해 채용한 신입사원 100여 명의 입사지원서와 영어성적 증명서를 하나씩 검증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박 과장은 최근 각종 인터넷 발급 증명서의 위조 및 변조가 문제가 되고 있어 입사 시 제출하는 증명서를 재확인하기로 했다며 대학의 학업성적과 영어성적이 입사나 부서 배치 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한 점 의혹도 남기지 않으려는 조치라고 말했다.

인터넷을 통해 발급된 각종 증명서의 위변조 가능성이 제기되자 이처럼 각 기업에서는 이들 자료를 검증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난감한 확인 작업=유명 광고대행사 C사는 입사자의 증명서 확인 과정을 거치기로 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하지만 사생활 침해의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대학 측에 확인을 의뢰할 경우 기업이 공개하기 꺼리는 학교별 취업 현황이 드러날 수도 있기 때문에 무척 조심스럽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인사과 직원이 신상정보를 이용해 학교에서 직접 자동발급기 등을 통해 증명서를 발급받아 와 대조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진위 문의 쇄도=각 기업체와 정부기관 등이 증명서 진위를 확인하려 하자 해당 발급 기관은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서울시내 S대 학생서비스센터 관계자는 기업체뿐만 아니라 대학원이나 연구기관에서도 증명서를 확인하려는 문의 전화가 줄을 잇고 있다며 증명서를 모두 팩스로 보내 달라는 등 어이없는 요구도 많다고 말했다.

K대 관계자는 앞으로 늘어날 수 있는 확인 문의에 대비해 별도의 전담요원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발급 대행업체도 불똥=민원서류 대행업체인 D사는 각종 증명서를 직접 발급받는 것이 인터넷으로 발급받는 것보다 3040% 정도 비싸 대행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요금이 오를 경우 이용객이 줄어들 것이 뻔한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P사 김모 과장은 이사철이나 취업 졸업시즌이 되면 예전보다 수요가 훨씬 늘 것이라며 이번 일로 전자문서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것을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