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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장수천과 청와대

Posted July. 19, 2005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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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생수() 회사인 장수천의 실질적인 소유주가 된 것은 야당 시절인 1997년 3월이었다. 그가 충북 옥천군 청성면 장수리에 있는 장수천을 인수한 목적은 다른 데 손 벌리지 않고 정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러나 인수 이후 수질이 나빠지면서 적자가 누적됐다. 결국 회사는 2001년 6월 경매로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고 이름도 자연음료로 바뀌었다.

그런 장수천이 참여정부 들어 유명해졌다. 최도술 선봉술 안희정 씨 등 장수천 운영에 직간접으로 관여했던 노 대통령 측근들이 2002년 대선을 전후해 검은돈을 챙긴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거나 옥살이를 했다. 재판 과정에서 대선자금으로 받은 돈을 장수천 빚 갚는 데 사용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깨끗한 정치를 하기 위해 벌였다던 생수 사업이 끝내 화근()이 된 격인데 그 뒤를 보면 꼭 그렇지는 않은 듯싶다.

어제 발간된 월간 신동아 8월호는 장수천 직원 9명의 취업 현황을 보도했다. 4명은 청와대에, 나머지는 공기업 또는 공적 성격이 강한 단체에 근무하고 있는데 그중에는 자신의 전공이나 경력과 아무 연관성이 없는 단체에서 연봉 1억 원을 받는 사람도 있다. 장수천을 금전적으로 후원했던 인사들도 대부분 잘나가고 있다. 장수천의 끗발은 여전히 대단한 모양이다.

청와대의 비서관 국장급 등 실무자들이 11월쯤 급수를 올려 청와대에서 나가겠다고 한다. 나는 그들을 지사님, 구청장님이라 부르며 의지를 북돋고 있다. 며칠 전 김두관 대통령정무특보가 한 말이다. 김 특보의 말대로라면 청와대는 지금 내년 지방선거에 나갈 후보들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장수천 직원이었다는 이유 하나로 장수()하고, 청와대 참모는 선거용으로 속성() 재배되는 게 이 정권이 강조한 개혁이고 시스템이란 것인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노릇이다.

송 영 언 논설위원 young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