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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대성 투구에만 전념할래!

Posted May. 17, 2005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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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의 임무는 잘 던지기. 방망이도 좋다면 금상첨화겠지만.

17일 신시내티와의 홈경기에서 1과 3분의1 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잡아내며 무실점 호투한 뉴욕 메츠 구대성(36)의 타격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

메츠가 9-2로 앞선 8회 초 2사 1루에서 선발 크리스 벤슨으로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은 구대성은 한 타자를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마친 뒤 8회말 공격때 1사후 타석에 들어섰다.

내셔널리그에는 지명타자 제도가 없어 투수도 타자로 나서야 하기 때문.

그런데 메이저리그 정규 시즌에서 첫 타석이었던 구대성은 방망이를 휘두를 뜻이 없다는 듯 홈 플레이트와는 너무 먼 곳에 섰다.

홈 팬들의 재미있다는 반응에 폭스 방송의 스포츠 캐스터 테드 로빈슨은 8살 이후 처음으로 타석에 들어섰을 것이라며 아시아의 지명 타자제도를 설명했다.

한편 ESPN 방송도 뉴스 시간에 구대성의 이 장면을 내보냈고 화면에는 그와 홈 플레이트까지의 거리표시 화살표도 등장했다. 뉴스진행자는 홈 플레이트에서 20피트(약 6m)는 떨어져 있는 것 같다는 농담을 섞기도.

이틀 연속 무실점 투구로 평균 자책을 5.00에서 3.97로 끌어내리며 마운드에선 완벽했던 구대성은 결국 공 4개로 삼진을 당했다. LA다저스 시절 홈런까지 날린 박찬호를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한편 이날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시즌 4승째 재도전했던 박찬호(33텍사스 레인저스)는 만루홈런에 울고, 불펜이 승리를 날려 또 울었다.

박찬호는 1회 A J 피어진스키에게 우월 만루홈런을 허용한 탓에 6회까지 5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텍사스 타선이 6점을 뽑아준 덕에 승리투수의 요건을 갖췄다.

하지만 텍사스의 3번째 투수 닉 레질리오가 8회 솔로 홈런을 맞으며 동점이 된 것. 얄밉게도 텍사스는 9회 1점 홈런으로 7-6으로 재역전승했다.

최희섭(26LA 다저스)은 플로리다와의 경기에 1루수 겸 2번 타자로 선발 출장,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타율은 0.313.



김성규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