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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의 양날개

Posted May. 02, 2005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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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까지 4년 연속 최하위에 그치면서 롯데에 붙은 별명은 만년 꼴찌. 그런 롯데가 올 시즌 이렇게 잘하리라고는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지난주 파죽의 6연승으로 최근 8경기에서 7승(1패). 2일 현재 15승 10패로 단독 3위. 1위 삼성과는 불과 1.5게임차다.

그 돌풍의 중심에 손민한(30)과 이대호(23)가 있다. 이들은 2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기자단 투표로 선정한 4월 최우수선수(MVP) 투수와 타자 부문에 각각 선정됐다. 월간 MVP는 올 시즌 신설된 상으로 상금은 300만 원.

재기의 역투로 제2의 전성기

손민한-이용훈-염종석으로 이어지는 선발진과 중간계투 이정민, 마무리 노장진으로 짜여진 롯데 마운드는 팀 평균자책 4.13으로 삼성(3.16)과 두산(3.70)에 이어 3위. 이 중 제1선발 손민한이 팀 상승세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올 시즌 5경기에서 4승 1패, 평균자책 3.24로 다승 공동 1위.

손민한은 고려대 시절부터 명성을 날렸고 프로 4년차이던 2000년 팀 내 최다승(12승 7패), 2001년 15승(6패)으로 다승왕에 올랐던 투수. 그러나 이후 부상으로 부진의 늪에 빠졌고 2003년에는 2군으로까지 추락했다.

구원 투수로 보직을 바꿨다가 지난해 하반기에 마무리로 영입된 노장진에 밀려 다시 선발로 나서 9승 2패, 평균자책 2.73. 올해 그는 제2의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만년 유망주에서 핵심 타자로

이대호에게 붙은 새 별명은 해결사. 중요한 승부처마다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기 때문. 롯데 양상문 감독은 너무 욕심 내지 마라며 오히려 자제를 당부할 정도다.

그는 2001년 경남고를 졸업하고 롯데에 입단할 당시만 해도 엄청난 체구에서 나오는 파워배팅으로 롯데의 미래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4년간 통산 타율 0.258에 그치면서 유망주라는 타이틀에 만년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러나 올 시즌 그는 달라졌다. 24경기에 출장, 타율은 0.264로 다소 낮지만 5홈런에 28타점으로 타점 단독 1위. 지난달 29일 LG와의 경기는 자신의 존재를 팬들에게 각인시킨 무대였다. 2루타 3개를 몰아치며 7타점.

이대호는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기쁘다. 팀을 4강에 진입시키는 것이 올 시즌 목표라고 말했다.



김성규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