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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제의 카리스마

Posted March. 21, 2005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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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선수들은 골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불참한 대회를 우승 기회로 삼는다.

하지만 소렌스탐이 일단 모습을 나타내면 꼬리를 내린다. 이틀 또는 사흘 연속 단독선두를 내달리던 선수도 소렌스탐이 최종일 리더보드 상단에 등장하면 제풀에 무너지기 일쑤다.

그런 소렌스탐 공포가 올해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21일 미 애리조나 주 슈퍼스티션 마운틴GC(파72)에서 열린 세이프웨이 인터내셔널(총상금 140만 달러) 최종 4라운드. 소렌스탐은 4타나 앞선 채 출발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를 연장 접전 끝에 꺾고 올 시즌 출전한 2개 대회를 모두 역전승(통산 58승)으로 장식했다. 지난해에는 8승 중 4승이 역전 우승.

오초아는 3개 홀을 남기고 소렌스탐보다 4타나 앞서 있었지만 16번홀(파4)에서 더블보기,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하는 바람에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은 소렌스탐에게 연장전을 허용했고 드라이버티샷을 연못에 빠뜨리며 무릎을 꿇었다. 오초아와 챔피언조에서 대결했던 강수연(삼성전자)도 소렌스탐의 벽 앞에 미LPGA 첫 우승의 꿈이 무산됐다. 소렌스탐의 연장전 통산 성적은 14승 5패.

지난해 후반부터 출전한 8개 대회에서 6승이나 거둔 소렌스탐의 강점은 무엇일까. 다음은 그의 우승 인터뷰.

나는 홀마다 목표가 있다. 까다로운 홀에서는 파세이브에 치중한다. 하지만 버디를 낚아야 하는 홀에서는 과감하게 도전한다. 오늘 18번홀에 들어설 때 오초아가 16번홀에서 더블보기를 했다는 것을 알았다. 기회가 왔다고 생각해 18번홀을 적극적으로 공략하여 버디를 잡았다.

2003년까지 최종 라운드를 선두로 출발한 4개 대회를 모두 우승한 강심장 박지은(나이키골프)도 지난해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소렌스탐 때문에 시즌 6번째 준우승에 그쳤다. 당시 3타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오히려 3타차 역전패를 당한 박지은은 넘버원 플레이어(소렌스탐)가 당신 뒤에서 바짝 쫓아온다면 어떤 기분이겠는가라며 소렌스탐 공포에 영향을 받았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었다.



안영식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