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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가는 용병 전략

Posted March. 14, 2005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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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이 로또 복권인가.

프로농구 20042005 정규리그 폐막 하루 전인 11일 KTF는 돌연 용병 게이브 미나케를 크니엘 딕킨스로 교체한다고 밝혔다. 미나케의 왼쪽 무릎부상이 누적돼 8주 진단을 받아 플레이오프에서 뛰기 어렵다는 게 교체 이유.

오리온스도 최근 용병 2명을 모두 바꿨다. 지난달 23일엔 부상을 입은 MC 매지크 대신 크리스 포터가 투입됐고 이달 9일에는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던 네이트 존슨이 다시 투입됐다.

이른바 용병 전성시대. SBS가 중간에 교체한 단테 존스로 대박을 터뜨리자 다른 구단도 용병 바꾸기에 한창이다.

올 시즌엔 유난히 용병 교체가 빈번하다. 14일 현재 10개 구단의 용병 교체 횟수는 20회로 지난 시즌 10회(계약거부 제외)의 2배.

한국농구연맹(KBL) 규정에 따르면 기량 미달 등 부상 이외의 사유(기타)로 용병을 교체할 수 있는 횟수는 시즌별로 2번. 그러나 8주 이상 부상으로 인한 교체 횟수는 제한이 없다. 지난 시즌에는 부상 이외의 사유로 용병을 교체한 횟수가 3개 구단 3회에 불과했으나 올 시즌에는 9개 구단 13회에 이른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무제한으로 용병을 데려올 수 있다 보니 다른 팀 용병보다 못하다 싶으면 바로 버리고 새 선수를 골라 교체할 수 있게 된 것. 그만큼 용병 의존도가 더 커졌다는 얘기다.

물론 제한 규정은 있다. 5라운드부터는 부상 이외의 사유로는 교체할 수 없다는 것. 그러나 이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 빠져나갈 구멍은 얼마든지 있다. SBS가 부상을 이유로 조 번을 내보내고 새로 뽑은 존스로 돌풍을 일으키자 다른 구단은 질투와 함께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구단 간에 8년간 쌓아온 신뢰를 무너뜨리며 막가자는 것이냐며 서로 의혹이 팽배하다며 용병 의존도가 너무 크고 교체 경쟁이 극심해 용병 수를 줄이자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이원홍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