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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 틀안 북미협상 가능성

Posted February. 28, 2005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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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지체 없이 6자회담에 복귀해 회담장에서 자신들의 우려 사항을 직접 논의할 것을 촉구한다. 6자회담은 (북핵을 비롯해) 모든 문제를 논의하고 협상할 수 있는 폭넓은 협상장이기 때문이다.

26일 서울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와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대사, 사사에 겐이치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 결과는 이렇게 요약된다.

이는 회담 재개의 여건 조성을 요구한 북한에 대해 회담장 밖에서 조성할 여건은 없다. 그러나 회담에만 나오면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는 복합적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 공은 다시 북한으로 넘어간 셈이다.

6자회담 내 북-미 양자회담 가능성=이번 협의에서 미국 측 수석대표인 힐 대사는 6자회담 틀 내에서라면 북한과 따로 만나 얘기를 나눌 용의가 충분히 있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금까지 이뤄진 1, 2, 3차 6자회담에서 미국이 북핵 문제가 북-미 양국 간의 현안으로 국제사회에 인식되는 것을 막기 위해 6자회담 내 북-미 접촉조차 절제해 온 것과 비교된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북한이 6자회담 장에 나와야 미국의 이런 유연성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북핵 문제의 조속한 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6자회담 내에서 어떤 형식의 회담이 열려도 좋다는 데 3국의 인식이 같다고 말했다.

이번 3국 협의 결과 중 6자회담은 폭넓은 협상장이란 표현이 이런 뜻을 담고 있다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메신저 중국의 역할에 달렸다=한국 측 수석대표인 송 차관보는 26일 기자회견에서 한미일 3국은 6자회담 주최국인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평가하고 회담의 조기 재개를 위한 중국의 노력이 강화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한미일 3국 협의 결과를 북한 측에 설명해 북한이 적어도 (6자회담장에) 나가보겠다는 마음이 들도록 만들어야 하는 중책을 안고 있다. 북한이 회담장으로 나오지 않는 한 한국 정부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6자회담 내 대북 유연성 증대는 아무 의미가 없다. 송 차관보는 북한의 회담 복귀 시한에 대해 정해진 시간은 없으나 무기한 지연될 수도 없다는 것이 6자회담 참가국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참석 여부를 결정할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부형권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