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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완공 단계에서 흔들리는 국책사업

Posted February. 04, 2005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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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철도 천성산 터널공사가 또 중단될 판이다. 작년에도 9개월가량 공사를 멈췄는데 이번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3개월 뒤 민관 공동의 환경영향조사 결과가 나오더라도 환경단체 측이 승복해 공사가 순탄하게 지속되리라는 보장도 없다.

환경영향조사는 공사시작 전에 철저히 했어야 한다. 1992년 시공돼 총 13조 원이 투입된 고속철도 공사의 환경조사를 이제 다시 하면 어쩌겠다는 것인가.

경부고속철도 대구부산 구간이 지지부진해 1단계로 개통된 서울대구 구간은 적자운영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하루 평균 70억 원 손실 발생을 감수하면서 국책사업이 감성적 환경운동에 흔들리고 있어 안타깝다. 환경단체가 들고 나오는 꼬리치레도롱뇽은 멸종위기 동물도 아니다. 터널을 뚫지 않고 우회하게 되면 환경파괴가 더 심해진다.

새만금 사업도 마찬가지다. 10여 년 조사를 거쳐 1991년 착공된 새만금 사업에는 2조 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다. 새만금 공사의 핵심인 폭 290m, 높이 18m의 방조제가 전체 33km 구간 중 92%의 공정을 보여 2.7km만 남겨두고 있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새만금을 친환경적으로 개발해 나라 경제와 전북 도민의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용도를 결정하는 것이다. 14년 동안 공사가 진행되다가 방조제가 거의 완성되는 시점에 경제성 논란을 벌여서야 되겠는가.

더욱이 공사 중지를 둘러싼 사법부의 가처분 결정이 1, 2심에서 각기 다르게 나와 더욱 혼란스럽다. 재판부는 이번 1심 본안소송에서 환경단체 손을 들어주면서도 공사 집행중지 결정은 내리지 않아 공사를 지속할 수 있게 했다. 정부가 친환경적으로 사업을 변경하도록 권고하는 절충형 결론이다. 그러나 1심 승소로 힘이 실린 환경단체의 공세가 드세질 것 같아 걱정이다.

수조 원이 투입돼 10년 이상 진행된 국책사업을 막고 나서는 행위는 환경 극단주의에 가깝다. 두 국책사업의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고 지속가능한 개발이 이루어지도록 모든 관련 당사자가 힘을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