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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호나우두 닮았네

Posted January. 18, 2005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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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05 카타르 8개국 초청 청소년축구대회 한국-우크라이나전. 박주영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3-2 승리를 이끌었다. 16일 중국전에서 2골을 넣은 데 이어 2경기 5골. 공식 국제대회에서 박주영이 해트트릭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축구 전문가들은 박주영의 상승세는 정말 경이적이라며 혀를 내두르고 있다. 박주영의 고교 은사인 변병주 청구고 감독은 잘할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급성장세를 보일 줄은 몰랐다며 이대로라면 현역 최고의 골잡이인 호나우두(29레알 마드리드)에도 견줄 만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주영은 여러 면에서 신축구황제 호나우두와 닮은 꼴. 우선 호나우두 특유의 현란한 개인기와 전광석화 같은 스피드를 닮았다. 청구고 1학년 때인 2001년 호나우두의 고국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지코클럽에서 약 1년간 훈련을 하며 기본기를 다졌기 때문.

고교 때 지능지수(IQ)가 150을 넘을 만큼 머리가 뛰어난 박주영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브라질 축구의 정수를 습득하며 지코클럽을 최고의 성적으로 마쳤다. 변 감독은 주영이가 초중학교 시절에 공부로도 전교 1, 2등을 할 정도로 뛰어난 두뇌를 갖고 있어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습득하는 선수라고 평했다.

호나우두와 박주영은 득점 스타일도 비슷하다. 킬러로 불리는 골잡이는 골문 앞에서 어슬렁거리다 어시스트를 받았을 때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을 결정짓는 스타일과 개인기와 스피드로 스스로 골을 만들어내는 스타일로 구별되는데 호나우두와 박주영은 후자의 경우. 1970년 멕시코 월드컵의 득점왕 게르트 뮐러(독일)와 1982년 스페인 월드컵 득점왕 파올로 로시(이탈리아),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득점왕 스킬라치(이탈리아) 등이 높은 결정력을 바탕으로 골을 따먹는 골잡이였다면 2002년 한일월드컵 득점왕 호나우두와 박주영은 스스로 골을 만들어내고 어시스트도 뛰어나며 수비진을 무력화시키는 능력도 갖춘 멀티플레이어.

김주성 축구협회 대외협력국 국제전문위원(MBC 해설위원)은 최절정기에 올라 있는 현역 최고의 스타 호나우두와 청소년 선수인 박주영을 지금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어떤 면에서는 박주영이 더 뛰어난 점도 있다고 말한다. 호나우두는 순발력과 힘이 앞서지만 박주영은 청소년팀 프리킥을 도맡을 정도로 킥력도 뛰어나고 한눈 안 팔고 훈련에만 열중하는 성실성까지 갖추고 있다는 것.

최근 10여 년간 한국 축구의 간판 스트라이커로 활약한 황선홍 전남 드래곤즈 코치는 꾸준한 체력 훈련을 통해 힘을 더 붙이면 박주영이 세계적 스타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권순일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