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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이라크 총선후 철군 눈치작전

Posted December. 10, 2004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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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이라크전쟁이 시작된 이후 한때 35개국에 달했던 이라크 파병 국가들의 철군과 감군이 잇따르고 있다.

12월 10일 현재 미군을 제외하고 이라크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는 나라는 모두 28개국으로 줄었다.

올해 7개국이 군대를 철수했으며 내년 5월까지 3개국이 철수할 예정이다. 반면 군대를 파병하거나 병력을 증원할 계획을 갖고 있는 나라는 3개국에 불과하다. 이라크 사태가 안정되지 못하고 치안 상황이 악화된 것이 원인이다.

철군과 감군의 도미노 현상=미국의 요청으로 이라크에 파병한 국가는 올해 2월까지 35개국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28개국, 15만8900명이 이라크에 주둔 중이다. 미국을 빼면 2만3900명에 불과하다.

올해 2월 니카라과의 철군을 시작으로 병력을 완전히 빼낸 나라는 스페인(4월 초), 도미니카(5월 초), 온두라스(5월 말), 필리핀(7월), 태국(8월 말), 뉴질랜드(9월 말) 등 7개국. 스페인군은 국내 열차테러 사건의 충격으로 정권이 바뀌면서 철수했고, 다른 국가들은 이라크 치안 불안으로 인한 국내여론 악화에 따른 것이다.

또 12월 말 헝가리가 철군할 예정이며 내년 1월 폴란드, 3월엔 네덜란드가 철군할 계획이다.

철군은 아니지만 병력의 수를 줄이는 나라들도 적지 않다.

우크라이나(200명), 몰도바(12명), 노르웨이(150명), 불가리아(50명) 등 4개국이 병력을 감축했으며 폴란드도 내년에 병력의 일부를 줄이기로 했다.

파병국 중 일부는 내년 1월 30일 이라크 총선이 무사히 치러지면 이를 계기로 감군 또는 철군을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

군대를 파병하거나 병력을 늘리려는 나라도 있다. 아르메니아와 피지는 파병 계획을 밝혔으며 그루지야, 루마니아, 알바니아는 병력 증파를 약속했다. 하지만 이들 국가들도 유엔의 깃발 아래 활동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아 당장 이뤄질 가능성은 적다.

파병 연장 반대하는 일본 여론=일본 정부가 9일 자위대의 이라크 파견 기간을 1년 연장하자 다음날 아사히신문은 사설을 통해 강력히 비판했다.

아사히신문은 국민의 60% 이상이 파견기간 연장에 반대하고, 철군 또는 감군하는 국가가 늘어나는 등 이라크전쟁의 대의가 부정되고 있다며 정부의 연장 결정을 비난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의 오카다 가쓰야() 대표는 내년 초 정기국회에서 자위대 철수를 거듭 요구할 방침임을 밝혔다.

파병을 연장한 일본 자위대는 현행 헌법상 교전권이 없어 경비 활동은 네덜란드군이 담당해왔다. 문제는 네덜란드군이 철군하는 내년 3월 이후. 이라크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사상자가 발생하면 철군론은 다시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호갑 조헌주 gdt@donga.com 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