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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파-미군 전면전 치닫나

Posted August. 08, 2004 22:08,   

이라크가 과도정부 출범 40여일 만에 다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미군과 과도정부가 강경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의 메흐디 민병대에 대한 소탕작전에 돌입하고 한편으로는 사면령을 내려 온건파를 회유하는 강온 양면 카드를 빼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오히려 반미감정을 자극해 이라크 국민의 절반 이상인 시아파와 미군의 전면전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손발 자르고 입 막아=미군은 휴전협정이 깨진 5일부터 나흘 동안 전투기 헬기 등 중화기를 동원해 메흐디 민병대의 최대 거점인 나자프를 공격했다.

미군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민병대원 400여명이 죽고 1200명이 투항했으며, 미군도 7명이 죽고 10여명이 다쳤다. 6월 휴전에 합의한 이후 최대 규모의 사상자다.

하지만 사드르의 대변인 아흐메드 알 샤이바니는 미군과 전투에서 9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메흐디 민병대에 대한 압박작전에 이어 과도정부는 7일 알 자지라 방송의 이라크 사무소를 폐쇄했다.

팔라 알 나키브 내무장관은 알 자지라는 그동안 이라크와 이라크인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전파하고 범죄자들의 활동을 부추겼다면서 국가안보회의(NSC)가 국익을 위해 폐쇄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미군과 과도정부는 알 자지라가 전혀 행정적 통제를 받지 않으면서 이라크인의 반미감정을 부추기고 저항세력의 선전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알 자지라를 폐쇄함으로써 저항세력의 입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맛없는 당근=이야드 알라위 총리는 7일 지난해 5월 1일 종전 이후 이날까지 15개월간 소형무기와 폭약 소지 등 경범죄를 저지른 범법자에 대한 사면령을 발동했다. 사면기간은 향후 30일. 반미 항전에 가담한 온건 저항세력의 투항을 유도해 이라크군으로 흡수하고 폭력사태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알라위 총리는 또 사드르에게 내년 1월 총선거에 동참할 것을 권유하는 화해의 제스처를 보냈다.

하지만 사면 대상엔 이미 기소됐거나 형이 확정된 사람과 미군을 살상한 저항세력이 제외돼 실효성이 의심된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사드르는 사면령에 대해 하찮은 조치라며 반미 저항은 합법이기 때문에 사면이 필요 없다고 일축해 반미 항전을 계속할 의도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라크 정국의 혼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며 자칫 내년 1월 예정된 총선거도 차질이 예상된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나자프에서 교전으로 숨진 희생자 가운데 상당수가 민간인인 점에 우려를 표명한다면서 내전상황 종식과 평화적 해결법을 찾기 위해 모든 당사자가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호갑 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