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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호사장 귀국

Posted June. 30, 2004 22:15,   

김선일씨 피살 사건을 둘러싼 의혹의 키를 쥐고 있는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사진)이 30일 귀국함에 따라 그가 밝힐 진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씨 피랍에서 피살에 이르는 20여일 동안 납치단체-김 사장-주이라크 한국대사관-미군을 잇는 4각 고리의 전모를 꿰뚫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 그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각에서 나도는 주이라크 한국대사관 또는 미군의 사전 인지 및 은폐설, 납치단체와 살해단체의 성격, 김씨 석방교섭 과정 등에 대한 실상이 그를 통해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이 가장 먼저 해명해야 할 의혹은 정말 한국대사관에 피랍 사실을 알리지 않았는지 여부이다. 그는 김씨 피랍 기간 중 네 차례(지난달 1, 7, 10, 11일) 대사관을 드나들었으나, 그때마다 사업 얘기만 했을 뿐 피랍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는 게 외교통상부의 발표다.

1일은 피랍 다음날, 7일은 그가 김씨 행방을 쫓아 경찰서 병원 등을 돌아다니던 때, 10일과 11일은 그가 김씨의 피랍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고 주장하는 시점이다. 이런 때에 그가 대사관에서 한가하게 사업 얘기만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김 사장이 독자적으로 김씨 석방 교섭을 벌였다면 왜 그랬는지, 누구를 통해 어떻게 납치단체와 접촉했는지, 요구조건은 무엇이었고, 협상이 왜 실패했는지 등도 밝혀야 한다.

김 사장이 현지 사정에 밝다는 점 등을 들어 대사관에 파견된 정보요원과의 밀착설 등을 제기하는 야당 의원도 있다.

미군의 사전 인지설도 김 사장이 열쇠를 갖고 있다. 그가 지난달 21일에는 4, 5일 전에 미군으로부터 (납치)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가 파문이 커지자 10일 원청업체인 AAFES(미국 육군 및 공군 복지기관)측에 김씨 억류 가능성을 타진했다고 진술을 뒤집은 이유도 명확히 해명해야 한다.

AAFES가 사실상 미군이 직접 경영하는 미군보급품 기업이기 때문에 미군이 납치 사실을 알았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외교부에선 김 사장이 접촉한 AAFES 인사는 PX 매니저로 미군 당국과 직접 연결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김씨와 함께 납치됐다 3일경 풀려난 이라크인 운전사를 김 사장이 만났고, 그가 그 즈음 한국의 일부 선교단체에 피랍 사실을 알렸다는 설도 있다.

김 사장이 김씨 피랍 전 가나무역 직원을 노린 테러 가능성에 대해 현지 대사관으로부터 어느 정도 주의를 받았는지는 대사관의 교민안전대책 집행 실태를 밝히는 단서가 될 수 있다.



윤종구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