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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에 옷 젖는다

Posted May. 02, 2004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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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은행 수수료로 나간 돈이 1년 예금이자와 맞먹네.

지난달 말 월급통장을 놓고 전자계산기를 두드려 본 A광고업체 김성호 과장(38)은 깜짝 놀랐다. 지난 1년간 수수료로 쓴 돈만 14만7000원으로 여유자금을 넣어둔 500만원짜리 정기예금(연리 3.9%)의 세금 후 이자 15만6000원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시골의 부모님과 대학 다니는 막내동생, 고등학교 동기생 계모임에 송금하는 데 들어간 수수료가 연간 7만원이 넘었다. 각각 은행이 다른데다 은행창구를 이용한 게 문제였다. 또 은행 영업시간 이후 다른 은행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현금도 자주 찾아 썼다.

은행들이 최근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 대신 각종 수수료로 수익을 내는 쪽으로 영업 전략을 바꾸면서 소비자의 수수료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수료를 절약하기 위한 대응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시중은행 수수료 인상 봇물=지난달 신한 조흥은행이 각종 수수료를 일제히 올린 데 이어 하나은행은 다음달 1일부터 수수료를 인상한다.

하나은행은 영업시간 중 다른 은행 ATM을 이용해 현금을 인출할 때 수수료를 800원에서 1000원으로, 영업시간 외에는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올린다. 또 영업시간 이후 자행, 또는 타행 ATM을 이용해 계좌이체를 할 때 수수료도 500원에서 600원으로 인상한다.

제일은행도 6월부터 비슷한 수준에서 수수료를 올리며 우리은행 역시 조만간 수수료를 올릴 방침이다. 특히 국민은행은 지금까지 수수료를 전혀 받지 않던 지로, 공과금 수납을 유료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수수료 테크 필요하다=고() 수수료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한 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정해 인터넷 뱅킹을 생활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같은 거래를 할 때 창구를 통한 계좌이체 수수료는 10004000원이지만 ATM은 10002100원, 인터넷 뱅킹은 무료거나 500600원 정도다. 또 시중은행들은 인터넷뱅킹을 통해 예금에 가입하면 0.30.5%포인트 금리를 얹어주고 대출이자는 0.3%포인트 깎아준다.

또 거래는 한 개의 은행에 집중해야 하며 가까운 가족은 같은 은행에 계좌를 두는 것이 수수료를 절약하는 데 유리하다. 우리은행 김인응 재테크팀장은 은행들은 거래실적이 높은 단골고객에게 수수료를 2030% 깎아주기 때문에 우수 고객이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면 수수료가 이중으로 절감돼 최고 70%까지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불필요한 거래횟수를 줄이고 신용카드를 적절히 활용하는 게 수수료 절약의 지름길이다.

하나은행 황창규 재테크팀장은 영업시간 외에 현금인출을 하거나 다른 은행 ATM을 이용하면 수수료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필요한 현금은 여유시간에 미리 주거래 은행에서 찾아둬야 한다면서 야간에는 현금보다 신용카드를 쓰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창원 박중현 changkim@donga.com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