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대한 한국의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가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제기됐다.
서울대 이근 교수와 인천대 김민수 교수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중국의 부상과 동아시아 경제를 주제로 19, 2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국제세미나에서 발표한 논문을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한국은 지난해 중국과의 무역에서 전체 무역수지 흑자의 88%에 이르는 132억달러의 흑자를 올리는 등 1993년 이후 줄곧 흑자를 나타냈다.
이 교수와 김 교수는 한국의 대중() 무역수지가 대규모 흑자에서 균형으로 바뀌는 이유로 최근 양국의 산업간 분업 형태에 근본적인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중국에 대한 무역흑자가 급증한 것은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현지 생산을 위해 한국에서 막대한 양의 각종 원자재와 중간재를 수입해 왔기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최근 들어 부품 등 중간재 생산업체들이 대기업들을 따라 중국에 동반 진출하는 현상이 급증하면서 이 같은 중간재 수출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고 두 교수는 분석했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의 협력업체들은 최근 몇 년 사이에 한국을 떠나 중국에 대거 진출했다. 이 같은 추세가 자리 잡으면 중국 진출 국내 대기업의 현지 매출증가한국으로부터 부품수입 증가대()중국 수출증가라는 선순환 구조가 깨지게 된다.
이 교수는 최근 중국에 진출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고 자본 및 기술집약적인 회사라는 점에서 초기에 중국에 진출했던 기업들과는 큰 차이가 있다며 경제가 고도화되면서 제조업 공동화()는 불가피하지만 한국은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게 문제라고 우려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KIEP 남영숙 연구위원도 1990년대 후반 이후 국내 부품업체들이 대기업들을 따라 대거 중국에 진출하면서 중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이 줄어 결국 무역수지 흑자가 급감할 우려가 있다며 2007년까지는 중국에 대한 무역흑자가 늘어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적자로 반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