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 개전 11일째인 30일 미영 연합군은 이라크 주요 시설에 대한 폭격을 더욱 강화했으나 보급선이 취약해진 지상군은 바그다드 남쪽 70 지점에서 추가 진격을 멈춘 채 전력 증강을 기다리는 등 소강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공습을 당초 계획보다 연장한 뒤 본격적인 지상전에 나서야 한다는 미군 야전지휘부와 속전속결을 원하는 행정부간에 의견차가 커지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 등 미 주요 언론들이 보도했다.
28일에도 대규모 폭격이 계속된 가운데 오후 6시경 바그다드 서부의 한 시장에 미사일이 떨어져 민간인 62명이 숨지고 107명이 다쳤다.
이라크 정부는 연합군의 전쟁범죄라고 비난했으나 영국 정부는 이라크군의 지대공 미사일이 오작동으로 떨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29일 오후에는 중부 나자프 인근 미군 관할 검문소에 한 이라크군 장교가 택시를 몰고 자살폭탄 공격을 해 미군 4명이 숨졌다. 이라크측은 미군 11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라크 공화국수비대의 남진에 따라 지상전 전략을 재편 중인 미 국방부는 본토에 있는 육군 제2기갑연대병력을 예정보다 빨리 이라크로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29일 주례 라디오연설에서 지금 전투는 격렬하며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른다고 말해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27, 28일 뉴스위크가 실시한 미 국민 여론 조사 결과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2주 전보다 15%포인트 상승한 68%를 기록해 6개월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이라크 국영TV는 29일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각료회의를 주재하는 장면을 방영하면서 참석자들이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강하게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한스 블릭스 유엔 무기사찰단장은 29일 아직까지 연합군은 이라크에서 대량살상무기(WMD)의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음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