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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영변 원자로 재가동

Posted February. 27, 2003 23:01,   

북한이 1994년 미국과의 제네바 기본합의에 따라 가동을 중단했던 평안북도 영변의 원자로를 재가동하기 시작했다고 미 행정부 고위 관리들이 26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들 관리는 북한이 25, 26일 영변의 5MW 원자로(흑연실험로)의 재가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언론들은 미국이 정찰위성을 통해 수주 전에 영변의 원자로가 있는 건물에서 흰 연기가 나오는 것을 확인했으며 26일에는 원자로에서 방열()과 함께 건물 전체의 온도가 미묘하게 상승하는 것을 적외선 센서로 감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핵무기 생산에 직결되는 사용 후 핵재처리시설이 재가동되고 있다는 징후는 아직 포착된 게 없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미 관리들은 북한의 원자로 재가동은 핵재처리시설 재가동보다는 덜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미국을 압박하고 핵개발 계획을 계속 추진하려는 북한의 의도를 보여주는 심각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숀 매코맥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우리는 평화적 외교적 해결을 추구하지만 모든 선택 대안이 책상 위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날 루 핀터 국무부 대변인은 이는 국제사회에 대한 또 하나의 도발이며 고립을 자초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 등 상당수의 서방 언론들은 한국의 새 대통령이 취임하고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아시아지역을 순방하는 시점에 원자로 재가동이 이뤄졌다는 점이 특히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북한이 현재 8000여개의 폐연료봉을 이용해 몇 개월 내에 5, 6개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5MW 원자로를 재가동하면 1년 내에 핵무기 1개를 만들기에 충분한 약 5.85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은 원자로 재가동 목적이 에너지난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혀왔으나 미국 관리들은 이날 5MW 원자로는 전력 부족을 보충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것이라며 그 의도는 다른 곳에 있음이 분명하다고 반박했다.



권순택 이기홍 maypole@donga.com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