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2박3일간 북한을 방문했던 임동원()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나지 못한 채 29일 서울로 귀환했다.
그는 이날 도착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 국방위원장은 김 대통령이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조언해준 데 대해 사의를 표명하고 김 대통령의 조언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뒤 필요하다면 추후 대답을 알려주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임 특보는 김용순() 노동당 중앙위 비서가 김 국방위원장이 지방에서 중요한 현지지도를 하는 바람에 만날 수 없게 됐다고 양해를 구하면서 김 국방위원장의 구두 메시지를 전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통령은 친서에서 농축우라늄을 이용한 핵개발 의혹을 해명하는 것부터 시작해 대화에 나서야 하며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 철회를 조속히 밝히고 북한이 원하는 불가침조약 체결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이러저러한 프로세스를 거치는 게 바람직하다는 조언을 했다고 임 특사는 설명했다.
임 특사는 특히 핵문제 해결 프로세스와 관련, 최근 국제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 다자협의를 통한 해결, 이런 것들을 모두 언급했다며 5+5 협의체 구성문제도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방북기간 중 미국과 일본의 구두 메시지를 북측에 전했다면서 북측으로부터 미국이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서주기를 바란다는 뜻을 강력하게 전달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북측은 이에 대해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았다 핵문제는 미국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하며 미국이 검증을 원한다면 이를 수용할 용의가 있다 핵활동은 전력생산을 위한 것이다는 등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고 임 특보는 전했다.
임 특보는 아울러 경의선 철도연결 공사의 2월중 완료와 금강산 육로관광 2월초 실현 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임 특보를 수행한 노 당선자측 이종석() 인수위 외교안보분과 위원은 노 당선자가 취임 후 김 국방위원장과 만나기를 바란다는 원론적 입장을 전했지만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