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한나라 불붙은 쇄신갈등

Posted December. 22, 2002 22:41,   

ENGLISH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 등 당 지도부와 최고위원들은 휴일인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 모였다. 23일 국회의원 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를 앞두고 체제정비 등 당의 진로를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당의 단합과 쇄신이 절실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남경필() 대변인이 전했다. 현 최고위원들의 일괄 사퇴 문제도 제기됐으나 지도부 교체 이전까지 한시적 유임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쇄신방안 논의를 위한 당 쇄신위원회 구성의 필요성에는 의견을 모았다.

한나라당은 자기 쇄신의 필요성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방법론을 놓고 적잖은 내홍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전당대회 개최 시기를 둘러싼 논란에 불이 붙었다.

서 대표 등은 당 체제 정비를 위해 새 정부 출범 전 조기 전당대회가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당헌 당규상 내년 5월에 새 지도부를 구성토록 돼 있으나 시기를 앞당기자는 것이다. 그러나 박희태() 김진재() 최고위원 등은 뭘 어떻게 바꾸겠다는 내용 없이 전당대회를 일찍 해서 뭐하나라고 반발했다.

새 지도부의 구성 문제도 뜨거운 감자다. 당 장악력이 확고했던 이회창() 전 후보의 공백이 큰 만큼 지도부 구성 문제가 순탄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비교적 원만한 서 대표의 유임 가능성과 함께 정치개혁을 주창해온 최병렬() 김덕룡() 의원 등이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세대교체 및 쇄신의 폭도 논란거리다. 당 지도부는 속도조절론을 내세우지만 소장파 초 재선의원들의 요구는 거센 편이다.

김부겸() 의원은 이 마당에 당 지도부가 전당대회 개최 정도의 구태의연한 방식으로 대처해선 안 된다고 했고 김영춘() 의원도 젊은 유권자에게 배척받았다는 점을 극복하기 위한 수술이 있어야 한다.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 한다며 강도 높은 수술을 역설했다.

소장파 위원장들 모임인 미래연대도 22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 모여 당 쇄신을 위한 향후 대응책을 논의했다.



정연욱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