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북 원심분리 자재 반입 건

Posted October. 21, 2002 23:04,   

한국 정부가 99년 입수, 미국에 제공한 농축 우라늄 핵개발 첩보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에 필요한 원심분리기 자재를 해외에서 구입한다는 것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준() 국방부 장관은 21일 한국정부가 99년 북한의 농축우라늄에 대한 첩보를 입수해 미국에 제공했다는 본보 보도(21일자 A12면)를 공식 확인하면서 이렇게 덧붙였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 회의가 열리기 직전 본보 기자와 만나 99년에 입수해 미국에 건넨 첩보는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에 필요한 자재를 해외에서 구입한다는 것이었다며 국방부는 99년에 의심을 갖고 계속 체크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이날 황의돈() 국방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당시 첩보를 입수해 미국에 제공했고 북한의 핵개발 의혹을 추적하기 위해 양국이 긴밀한 정보 공조체제를 구축해왔다며 올 8월 미국의 존 볼턴 군축담당 차관이 방한, 북한이 농축우라늄을 이용해 비밀 핵무기개발 중이라는 결정적 정보를 제공해 그 실체가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고위선거대책회의와 당 북한 핵무기개발 대책특위 회의를 잇달아 열어 우리 정부가 북한 핵개발 계획을 은폐해온 의혹 등을 따지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남경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우리 정부가 북한의 핵개발 계획 첩보를 99년부터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어떤 이유로도 납득할 수 없는 국민기만행위다라고 주장했다.

2003년도 국방예산을 심사하기 위해 21일 열린 국회 국방위에서도 한나라당 박세환() 의원은 정부가 99년에 최초로 관련정보를 입수하고도 615 남북정상회담 등 여러차례의 남북협상에서도 북한에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는데, 지난 3년간 햇볕정책 때문에 대북 첩보가 차단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나 민주당 이만섭() 의원은 99년 초에 북한이 일본 회사를 통해 원심분리기를 도입하려 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미국 정부나 우리 정부나 알건 다 알고 있었다며 중요한 것은 북한이 시인한 핵개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