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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성적 용병투수 하기나름 ?

Posted September. 25, 2002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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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3경기가 열린 프로야구에선 2경기에서 용병 선발투수들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시즌막판에 한꺼번에 2경기에서 외국인투수들의 선발맞대결이 벌어진 것은 그리 흔치 않은 일. 종전엔 기량미달로 중도퇴출되기 일쑤였다. 이젠 외국인 투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커졌음을 증명하는 사례다.

실제로 올시즌 국내프로야구에선 유난히 외국인 투수들이 득세하고 있다. 기아 키퍼가 한화 송진우와 다승 공동 1위에 오른 것을 비롯, 다승 10걸 중 5명이 용병. 평균자책에서도 삼성 엘비라(2.30)와 기아 리오스(2.87)가 국내 투수들을 물리치고 당당히 1, 2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상위권에 자리잡은 팀들의 공통점도 똘똘한 용병투수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 선두 삼성엔 평균자책 1위에다 다승 5위(13승)인 왼손 엘비라가 있고 2위 기아는 팔색변화구를 구사하는 키퍼와 마무리에서 선발전환 뒤 8경기에서 7연승 평균자책 1.80의 괴력을 보인 리오스라는 쌍두마차가 마운드를 이끌고 있다. 기아는 올시즌 거둔 71승중 이 두명이 41%에 해당하는 29승을 합작, 둘이 없었다면 올해 기아 돌풍도 없었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

이밖에 방망이 침묵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들어지긴 했지만 두산은 시즌내내 레스와 콜이라는 두명의 용병투수가 마운드를 이끌어줘 큰 힘이 됐다.

정규시즌에서 위력을 발휘한 용병 파워는 과연 포스트시즌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까. 기아는 벌써부터 키퍼와 리오스를 포스트시즌에 나갈 원투펀치로 꼽아놨다. 삼성은 임창용에다 엘비라가 1, 2선발.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선 용병 믿다가 발등찍힌 사례가 많았다는 게 용병투수에 대한 의존도가 큰 팀들의 또다른 고민이다. 지난해에도 정규시즌 후반기에서만 10승4패, 평균자책 2.47을 거둔 삼성 갈베스가 한국시리즈 2경기에서 6이닝 동안 10점을 내주며 망가졌다.

포스트시즌을 번외경기쯤으로 여기는 용병들과 사활을 거는 국내선수들과는 정신무장면에서 많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들 용병투수들이 포스트시즌에서도 제 활약을 할 지는 미지수다.



김상수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