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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재보선 민의를 직시하라

Posted August. 08, 2002 22:25,   

88 재보선으로 또 한번 국민의 심판을 받은 정치권이 현 시점에서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자명하다. 선거에서 드러난 민의를 정확히 헤아려 국정에 충실히 반영하려는 노력이다. 승자나 패자 모두 그렇다. 그러나 작금의 정치권 상황은 정반대이다. 민생은 외면한 채 사생결단하는 식의 정쟁으로 국민을 피곤하게 할 뿐이다. 너나없이 연말 대통령선거에만 혈안이 돼 있기 때문이다.

재보선이 끝난 만큼 대선전은 한층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이번 재보선도 사실은 각 당의 대선전 구도 속에서 치러졌다고 해야 옳다. 어쨌든 정치권은 앞으로 드러내놓고 대선에 매달릴 것이다. 그에 따라 대선까지의 4개월여 동안 정국은 걷잡을 수 없이 소용돌이칠 가능성이 크다. 그 와중에 국정은 표류하고 국민은 혼란과 불안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국정 운영에 공동책임을 지고 있는 정치권이 그래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아도 임기말 레임덕 심화로 인해 정부에 국정의 중심적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정치권의 국정 방기()는 용서받을 수 없다. 전환기엔 정치권의 국정 책임이 정부 못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 내에서 무르익고 있는 신당 논의도 같은 관점에서 무책임한 측면이 있음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정국을 극도로 혼미한 국면으로 몰아갈 가능성이 있는 신당 논의 또한 민생이나 국정보다는 대선 승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조순형() 의원이 신당 추진은 국민을 속이고 책임정치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다고 말한 것도 현 정권을 탄생시킨 민주당이 집권 말기에 굳이 옷을 갈아입으려 하는 것은 현 정권에 대한 부정적인 국민여론을 모면하기 위한 정략적 동기에 바탕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어떠한 이유나 구실로도 민생과 국정이 정쟁이나 정략에 매몰돼서는 안 된다. 88 재보선에서 확인된 민의 역시 생산적 정치에 대한 요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