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리는 2002프로야구 올스타전에 나서는 서군의 베스트10 가운데 기아 타이거스 선수는 무려 8명이다.
역대 올스타전을 통틀어 한팀에서 이처럼 많은 선수가 베스트10에 선발된 것은 처음.
기아는 한국시리즈를 9차례나 제패한 해태시절에도 7명(86,88년)이 최다배출이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올스타전 투표의 공정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의문의 중심은 인터넷 투표에 있다.
올스타는 어떻게 뽑았나이번에 실시한 2002프로야구 올스타전 투표의 총 유효표는 35만6781표. 구장에서 용지를 나눠주고 직접 기입하는 구장투표가 11만9970표(33.6%), 휴대전화를 이용한 모바일투표가 5817표(2%)였고 한국야구위원회(KBO)나 구단 홈페이지를 통한 인터넷 투표가 23만994표(64.7%)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뭐가 이상했나1,2차집계까지 2만5883표로 외야수 부문 6위에 그쳤던 기아 김창희가 3차집계에서 단숨에 5만621표로 3위에 오른뒤 이후 한번도 3위를 놓치지 않고 외야수 올스타에 뽑혔다.
김창희의 전반기 성적은 타율 63경기에서 0.239(201타수 48안타)에 4홈런 29타점. 김창희뿐 아니라 2차집계에서 3차집계까지(5월28일6월3일) 불과 1주일 동안 기아 선수들은 올스타후보에 오른 모든 선수들이 2만4000표 이상을 한결같이 득표했다. 이 기간 인터넷 투표는 4만3365표였다.
이에 대해 기아 관계자들은 구단이 투표를 종용하는 행위는 없었다. 다만 일부 선수의 팬클럽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캠페인을 벌인 적은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일본은 어떤가미국과 일본 역시 각 구장과 인터넷 투표, 스폰서 대리점 등에서 투표를 할 수 있다.
일본과 한국은 올해부터 휴대폰을 이용한 모바일 투표를 처음 실시했다.
한국은 인터넷 투표시 1일 1회로 제한하는 데 비해 미국 일본은 한사람이 하루에 인터넷 투표를 수천번도 할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선 올해 올스타 투표에서 이치로가 전체 1위로 뽑혔고 특이하게 신조 스요시(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내셔널리그 외야수부문 4위에 올랐다.
신조는 감독추천선수 명단에서 빠져 탈락했지만 타율 0.242에 8홈런 16타점짜리 타자가 4위에 오른 것을 보고 메이저리그에서도 개탄의 소리가 높았다. 일본팬들의 몰표가 작용했다는 얘기.
득인가 실인가불특정 다수들이 마음먹고 집단적으로 클릭을 한번씩 하면 얼마든지 투표의 수치변화가 가능하다. 하지만 모든 걸 컴퓨터로 처리하는 첨단정보화 시대에 인터넷 투표를 배제할 수도 없는 얘기. KBO의 이상일 사무차장은 몰표여부를 떠나 다 야구장을 찾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관심이라고 말한다. 결국 최종판단은 팬들의 몫일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