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선진 8개국(G8) 정상회담을 앞두고 23일 캐나다 캘거리에서 약 3000명의 반세계화 시위대가 평화적인 가두시위를 벌였다. 회담장소인 캐나다 카나나스키스에서 동쪽으로 100 떨어진 캘거리 시내에 모인 이들은 아프리카의 부채 탕감을 기업의 탐욕은 이제 그만 등의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에 나섰으나 경찰과 충돌은 없었다.
캐나다 정부는 회담 자체의 성공만큼이나 시위로 인한 불상사를 막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카나나스키스를 회담장소로 선택한 이유도 이 도시로 통하는 도로가 왕복 2차로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앨버타주의 스토니 인디언들에게는 30만 캐나다달러(약 2억4000만원)를 지원하는 대신 반세계화 운동가들에게 장소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했다. 캘거리시 당국은 시의 스타디움과 공원 등을 사용하는 것도 불허했다.
이 때문에 정상회담장 근교에서 공연과 세미나 등을 통해 시위축제를 벌이려던 반세계화 운동가들의 수개월간에 걸친 노력은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카나나스키스를 포기한 반세계화 운동가들이 3500 떨어진 오타와에 속속 집결하고 있어 캐나다정부는 아직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주요 국제행사 때마다 과격한 반 세계화 시위가 반드시 따라붙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탈리아 제노바에서 열린 G8 정상회담 때는 시위로 인해 1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