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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한때 긴급 대피령

Posted June. 20, 2002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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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의 경축일인 독립기념일(7월4일)을 2주일 앞두고 추가 테러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미 정부의 경계가 크게 강화되고 있다.

19일 오후 워싱턴 백악관 주변 상공의 비행금지구역에 소형 비행기가 접근, 백악관이 911 테러 이후 처음으로 15분간 소개되고 F16 전투기 2대가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백악관의 경호를 담당하는 시크리트 서비스는 이날 오후 8시 세스나 비행기 1대가 백악관에서 약 6.4 정도 떨어진 비행금지구역에 진입하자 백악관 직원과 출입기자들에 대해 긴급 대피령을 내렸다. 당시 백악관 내에 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도 보호조치가 취해졌다.

문제의 세스나 비행기는 매사추세츠주의 가드너 공항을 출발,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랠리로 가던 중 방향을 잃고 비행금지 구역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는 워싱턴에서 남쪽으로 160 정도 떨어진 버지니아주 리치먼드 공항에 이 비행기를 착륙시킨 뒤 조종사를 체포, 비행 규정을 어긴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3시반 워싱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건물 밖 쓰레기통에서 수상한 물건이 발견돼 앨런 그린스펀 의장과 직원들이 긴급 대피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물건은 위험물질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미 전역의 56개 지부에 대해 독립기념일에 발생할 수 있는 추가 테러에 대비, 경계를 강화토록 지시했다. FBI의 이번 조치는 체포된 알 카에다 요원 등에 대한 심문 결과 이들이 독립기념일을 테러가 가능한 시점으로 여기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FBI와 워싱턴 경찰은 독립기념일 테러에 대비, 이날 경축 행사가 벌어지는 내셔널 몰과 의사당 주변에 이중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금속탐지기 등을 동원, 검문 검색을 크게 강화할 예정이다. 워싱턴에선 독립기념일 경축행사를 보기 위해 교외에서 지하철을 이용, 시내로 진입하는 시민들이 추가 테러의 표적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다.

미 교통부는 19일 미국 공항에 취항하는 외국항공사들에 대해 내년 4월9일까지 조종실문을 수류탄 공격 등을 막아낼 수 있는 방폭문으로 교체하도록 통보했다. 이번 조치가 적용되는 외국 항공기는 모두 1912대이다.

한편 조지 테닛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19일 이틀째 비공개로 속개된 상하원 정보위원회 합동회의에서 오사마 빈 라덴은 98년부터 911 테러를 준비해 온 것으로 보인다고 증언했다.



한기흥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