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는 19일 기자회견을 통해 대선 출마 선언 후 총재권한대행을 지명한 뒤 당무에서 손을 떼고, 5월 전당대회에서 총재로 재선출된 뒤에도 곧바로 총재권한대행 체제를 출범시키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민주당이 증여 의혹을 제기한 서울 종로구 가회동 빌라 문제에 대해 실망과 심려를 끼쳐 드릴 말씀이 없다며 빠른 시일 내에 이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시민권을 얻기 위해 원정 출산을 했다는 의혹을 불러일으킨 손녀에 대해서도 국내법에 따라 출생신고를 마쳤다고 해명했다.
이 총재는 측근정치 논란에 대해서는 스스로 측근임을 내세워 당 운영과 경선에 불공정 행위를 한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으나 측근으로 지목된 인사들에게 경선 불참 요구를 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대선 전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해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자는 비주류측 요구도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며 5월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 경선과 총재 경선에 모두 출마할 뜻을 밝혔다. 그는 (내가) 총재 경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 총재 경선이 너무 과열돼 매우 어려운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동시 출마 이유를 설명했다.
이 총재는 대신 대선후보는 당 운영에 간여하지 않고 총재단이 합의제로 당을 운영하도록 해 사실상 집단지도체제의 정신을 살릴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덕룡() 홍사덕() 의원 등 비주류측은 이 총재의 결단을 촉구했으나 이 총재의 사태 인식이 너무 안이하고 기대에 못미쳐 실망스럽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