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선무도 ''스트레스를 날려라''

Posted July. 25, 2001 19:28,   

선무도 \

허리를 꼿꼿히 세운 채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하나, 둘, 셋.

23일 저녁 서울 종로구의 한 선무도() 수련원. 20여명의 남녀 수련생들이 반가부좌 자세로 지긋이 눈을 감고 있었다. 젊은 직장 여성들도 눈에 띄었다.

잠시 뒤 다시 정적을 깨고 팔과 다리 등으로 각종 자세를 취하면서 전신을 움직이는 이들의 이마에 구슬땀이 맺혔다.

회사원 이미경씨(27여)는 수련한 지 두달만에 변비 증세가 말끔히 사라졌다며 한 자세를 익히기 위해 몸과 마음을 집중하면 스트레스도 해소된다고 말했다. 최근 전통 무예를 통해 건강을 다지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택견과 해동검도 등 기존의 심신 수련법 외에도 최근 선무도가 만성 질환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훌륭한 건강유지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선무도란?2500년 전 인도에서 시작된 불가의 전통 수련법으로 국내에는 불교 유입기에 들어와 신라시대 화랑들의 심신 단련법 등으로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제 때 맥이 끊겼으나 40년 전 부산 범어사 청련암의 양익대사가 되살려 제자들을 통해 일반에 전해졌다.

간단한 체조나 요가에서 시작해 단계가 높아지면 날아 발차기, 공중 회전 등의 화려한 무술 동작이 등장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몸과 마음, 호흡 등이 깊은 조화를 이뤄 깨달음에 이르기 위한 부수적 효과다.

어떻게 수련하나선무도는 크게 본수련과 준비수련으로 나뉜다. 일반인에게는 고난도의 무예 동작이 포함된 본수련보다는 심신 건강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준비수련이 적당하다.

준비수련은 선체조, 선요가, 선기공 등 세가지로 이뤄진다. 이 중 팔과 등 다리 머리 배 등 신체의 다섯 부위를 부드럽게 풀어 척추와 관절 교정 효과가 뛰어난 선요가(오체유법)가 핵심이다.

그러나 하루 1시간씩 몸을 유연하고 탄력성있게 만드는 선체조인 유연공() 18개 동작만 꾸준히 연습해도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준비수련은 집이나 사무실 등의 좁은 공간에서도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장점.

선무도의 모든 수련 동작에는 호흡법이 중요하다. 특히 삼토법()은 체내의 노폐물을 배출시키고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크다.

삼토법은 반가부좌 자세에서 입을 가볍게 다문 뒤 코로 깊게 숨을 들이마시는 것으로 시작된다. 윗니와 아랫니를 서로 닿게 하고 혀끝을 그 경계선에 살며시 대고 입술을 조금 벌린 뒤 숨을 가늘고 길게 내쉬는 것을 하루 세차례 3회씩 반복하는 것이다.

심신 일체를 통해 질병 예방정()과 동()이 적절히 조화된 선무도의 수련 동작은 심신을 이완시켜 각종 질병 예방 및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무도협회측은 수개월간 수련한 뒤 신경통, 관절염, 당뇨병 등 각종 만성 질환이 호전된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이 밖에 상당수 수련자들은 만성피로, 스트레스 해소와 함께 집중력이 높아지는 경험을 했다는 것. 또 일부는 수련 이후 체질이 바뀌어 술을 끊은 경우도 있다.

생활습관의 변화가 우선모든 수련자가 똑같은 효과를 볼 수는 없다. 꾸준한 수행과 함께 술과 담배를 끊는 등 생활습관을 바꾸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선무도 총본원인 경북 경주의 골굴사 주지 적운스님은 선무도는 단순한 건강법이 아닌 삶의 양식이므로 꾸준한 수련과 노력으로 잘못된 심신의 상태를 바로 잡겠다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