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은 23일 충성 문건 파문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한 안동수() 법무장관을 전격 경질했으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여권의 인사시스템과 국정운영방식에 대한 총체적 재점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대선을 의식한 무리수정치권에선 이번 법무장관 인사가 신승남() 대검차장을 검찰총장으로 미리 정해 놓고, 이에 맞춰 상급자인 법무장관을 고르는 식으로 이뤄졌다는 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은 이 같은 인사는 궁극적으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믿는 사람을 검찰총장에 앉혀야겠다는 정치적 고려에서 비롯됐다며 이처럼 무리한 인사를 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여권의 안이한 상황인식이 더 큰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경실련 이석연() 사무총장은 정권 담당자들이 개혁이 지지부진하고 민생이 파탄 지경에 이른 데 대해 초조해하는 것 같다면서 이로 인해 정권 재창출에 더 집착하고, 따라서 인사도 이렇게 무리수를 두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사 시스템 부재()이 정부 출범 이후 계속 나온 얘기지만 적절한 인사 시스템의 부재 또한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번 인사에 대해서는 검찰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자질과 능력이 전혀 검증되지 않은 사람이라는 지적이 많았던 게 사실. 민주당에선 안 전 장관을 추천한 사람을 문책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을 정도다.
한 핵심당직자는 내각 인선을 비롯한 전반적인 인사가 공식 라인이 아니라 비선 조직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대통령의 판단을 흐리게 한 사람은 반드시 문책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처방식의 문제파문에 대한 정부의 대처 방식마저도 졸속과 거짓말로 얼룩져 여권은 도덕성까지 크게 훼손시켰다.
청와대와 여권의 핵심 관계자들은 파문이 일자 안 전 장관 본인이 작성하지 않았을 것이라거나 해프닝에 불과하다며 사안을 축소하기에 급급했다.
법무부는 심지어 21일 오후 9시10분 해명서를 통해 안 전 장관은 문제의 문건을 보지도 못했다고 발표하기까지 했다.
총체적 재점검과 시스템 운영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 여당은 인사정책은 물론 국정 전반을 총체적으로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사와 정책을 무리하게 정권 재창출 욕구에 맞추려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연세대 허영() 교수는 검찰권 장악을 통해 정권을 재창출하겠다는 욕심을 버리는 것이 급선무라며 정권을 재창출하려면 민심을 얻을 정책마련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공식 논평을 통해 고위 공직자에 대한 자질과 경력 경험 등을 충분히 검증할 제도적 장치가 없는 것이 문제라면서 공무원에 대한 인사청문회 도입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