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장남 김정남()으로 확실시되는 30대 남자의 신병처리는 전광석화()처럼 이뤄졌다. 그를 추방한 일본과 그를 넘겨 받은 중국은 그의 신병처리를 놓고 사전 조율을 한 인상이 짙으며 나름대로의 계산도 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들을 추방함으로써 북한에 화해 제스처를 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구속기소를 하지 않고 외교적 마찰이 덜한 강제추방 쪽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당초 북한과 직접 접촉해 신병을 넘겨 주려고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체포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계획이 무산되자 조기 강제추방 쪽으로 돌아선 것. 오래 붙잡아두면 북한의 대응 여하에 따라서는 양국관계가 더욱 경색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본이 이 남자가 김정남인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히고 있는 것도 북한에 대한 배려 차원이다. 최고지도자의 아들이 위조여권을 사용했다는 것이 확인될 경우 북한측의 자존심은 구겨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배려가 먹혀들어 지난해 10월 이후 중단된 수교교섭과 일본인 납치문제에 북한측이 성의를 갖고 나서줬으면 하는 것이 일본정부의 속셈이다. 그러나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는 아직 미지수다. 체포 사실이 공개된 것이 일본 정부가 생색을 내려고 일부러 언론에 흘렸다는 시각도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궁지에 몰린 북한측을 배려한 것이다. 이들이 다른 곳으로 추방돼 김정남의 신분과 행적이 노출되면 북한이 국제적인 망신을 당할 수밖에 없게 된다. 따라서 북한의 후견인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중국이 궁지에 몰린 북한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또 이들을 받아들임으로써 그가 진짜 김정남임을 밖으로 알리는 효과를 노렸을 수도 있다. 북한과 항공편 및 철도가 연결돼 있는 베이징을 통해 평양으로 돌아가게 함으로써 중국으로서는 그가 김정남임을 서방세계에 은연중에 알려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 북한측에는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으며 이 사실을 국제사회에 알려 북한에 대한 중국의 독점적인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해 주려 했다는 분석이다.
이 밖에 일본과의 물밑대화를 통해 그를 받아들임으로써 교과서 왜곡문제와 리덩후이() 전 대만총통 방일 등으로 악화된 양국관계를 개선하도록 일본을 압박하는 효과도 노렸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