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의 한국경제전망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5%로 크게 낮췄다는 외신보도는 우리 경제에 대한 해외의 시각이 빠른 속도로 차가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선 IMF의 경제성장률 수정 전망치 3.5%가 던져주는 무게가 가볍지 않다. 이는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 주요 경제연구소가 지금까지 내놓은 수정 전망치가 대체로 4%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쉽게 알 수 있다. 또 IMF의 작년 10월 예상치(6.5%)보다는 불과 반년 사이에 절반 가까운 수준으로 떨어졌다.

IMF가 한국경제를 비관적으로 본 가장 큰 이유는 한국 등 아시아 각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 일본의 경기둔화로 분석되고 있다. IMF는 미국과 일본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작년 가을 전망한 3.2%와 1.8%에서 1.5%와 0.6%로 각각 낮추었다.

올해 한국의 성장률이 IMF의 전망처럼 떨어진다면 우리 경제의 앞날은 한층 어두울 수밖에 없다.

이미 심각한 수준에 이른 고용불안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지면 6만7만명의 실업자가 더 생기는 것으로 분석된다. 원화환율 상승 등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부담을 감안하면 연간 소비자물가를 4%선에서 잡기도 쉽지 않다. 경기침체 속에 물가상승이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정부의 경제정책 운용은 갈수록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얼어붙은 경기를 살리라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경기를 억지로 부양하면 가뜩이나 불안한 물가가 치솟을 우려가 크다.

다만 이번 IMF의 성장률 하향 조정에 너무 민감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 전무는 14분기(13월) 산업활동동향 등을 살펴볼 때 예상 시나리오중 최악의 상황은 아닌데 IMF가 한국경제를 지나치게 낮게 평가한 느낌이라며 현재로서는 우리 연구소의 연간 전망치(4.5%)를 바꿀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KDI 김준일() 거시경제팀장은 미일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어떤 기관도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권순활기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