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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서 죽음 앞둔 아내역 맡은 이영애

Posted March. 13, 2001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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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화배우 이영애(30)는 물 만난 고기 같다. 공동경비구역 JSA를 끝낸 뒤 곧바로 선물에 출연했고, 이 영화를 끝내자마자 봄날은 간다 촬영을 시작했다. 지금 전파를 타는 CF만 해도 8개. 비슷한 위치의 여배우들 중에선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는 셈이다.

그는 96년 첫 영화 인샬라의 흥행 참패후 영화를 섣불리 하고 싶지 않아서 느낌이 오는 영화를 오래도록 기다렸다. 그렇게 해서 만난 공동경비구역 JSA는 그에게 두 번 다시 만나기 어려울 행운 같은 영화. 그러나 그는 황홀함에 도취해 실수하는 일이 없도록 자신을 다잡으려 애썼다. 선물 봄날은 간다를 준비하기 위해 공동경비구역 JSA가 경쟁부문에 진출한 베를린 영화제에도 처음엔 가지 않으려 했었다고.

24일 개봉될 선물에서 그는 예쁘게 보이려는 욕심없이, 화장기 없는 얼굴로 죽음을 준비하는 아내 역을 연기하며 보는 이의 눈물샘을 건드린다. 연기가 아주 좋다는 덕담에 그가 정색을 하고 대답한다.

배우 혼자 연기를 잘 한다는 건 좀 말이 안돼요. 연기자는 감독의 악기 같아요. 아무리 배우가 튀어도 영화가 엉망이면 배우도 죽고, 평범한 역을 맡아도 작품이 살면 배우도 함께 사는 거죠.

책 많이 읽기로 소문난 그가 요즘 보는 책은 일본 소설 냉정과 열정사이.

촬영 준비할 때 다른 영화를 보면 알게 모르게 흉내낼 것 같아서 그보다는 책을 보는 편이라고. 봄날은 간다의 감정을 익히려고 냉정과 열정사이를 읽고, 선물 촬영할 때에는 국화꽃 향기 가시고기를 읽었다고 한다.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