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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내주 방러…푸틴과 ‘무기거래’ 회동

김정은 내주 방러…푸틴과 ‘무기거래’ 회동

Posted September. 06, 2023 08:08,   

Updated September. 06, 2023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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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될 무기 공급 등 군사 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10∼13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EEF)을 계기로 러시아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이 다음 주 러시아 방문을 검토하는 동향을 정보 당국이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다른 당국자는 “북한이 지난달 2차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했을 즈음 김 위원장의 방러 논의가 급물살을 탄 정황이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탄약 등 무기가 절실해진 러시아와 잇따른 정찰위성 발사 실패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공언한 핵추진 잠수함 관련 기술 확보가 시급한 북한의 필요가 맞아떨어져 정상회담으로 급물살을 탔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리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는 김 위원장은 전용 열차를 이용해 러시아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번 방러가 성사되면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노딜’ 직후인 같은 해 4월 블라디보스토크 방문을 마지막으로 북한 내에만 머문 김 위원장이 4년 5개월 만에 해외로 나가는 것이다. 북한과 러시아는 조만간 중국과 함께 3국 해상 연합훈련에 나설 것으로 보여 한반도를 중심으로 동북아가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구도의 최전선으로 격변하면서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 시간)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동방경제포럼을 계기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이곳에서 약 1500km 떨어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미 백악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 “김정은이 러시아에서 정상급 외교를 포함한 추가적인 무기 협상을 지속하기를 기대하고 있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러시아가 새로 건설한 첨단 우주기지다. 정부 소식통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과 사실상 같은 원리인 정찰위성 발사가 시급한 김 위원장에게 최적의 방문지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봉쇄했던 국경의 빗장을 풀기 시작한 김 위원장이 중국이 아닌 러시아를 첫 방문지로 택한 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국제사회 제재로 고립된 러시아가 핵추진 잠수함 등 첨단 군사기술 이전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이라 봤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북-러 정상 간 무기 거래 가능성에 대해 “단순히 북한과 러시아 정상이 만난다는 것보다 무기 공급 등이 논의되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북한은 러시아에 재래식 무기를 제공하고, 러시아는 북한에 핵잠수함 등 첨단 기술을 제공하는 행위는 한국을 포함한 자유 진영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 · 신규진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