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금융쇼크 진화 나선 美 “SVB 예금 100% 보증”

금융쇼크 진화 나선 美 “SVB 예금 100% 보증”

Posted March. 14, 2023 07:41,   

Updated March. 14, 2023 07:41

ENGLISH

미국 연방정부가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에 따른 위험 전이를 막기 위해 전액 예금 보증에 나서기로 했다. 중소형 은행을 중심으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우려가 확산되자 개입에 나선 것이다. 미 당국의 개입 발표에 따라 직후 개장한 한국과 아시아 금융시장은 ‘블랙 먼데이’를 피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으로 촉발된 위기에 연준의 ‘금리 동결’ 피벗(정책 전환)을 앞당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2일(현지 시간) 미 재무부와 연방예금보호공사(FDIC)는 공동성명을 내고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연준과 FDIC의 권고에 따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협의해 SVB의 예금액을 전액 보증하기로 했다”며 “예금주들은 13일부터 예금을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10일 SVB가 대규모 뱅크런 사태로 폐쇄된 지 이틀 만에 이뤄진 조치다.

연준은 은행에 긴급 유동성을 제공해주는 기금인 ‘BTFP(Bank Term Funding Program)’도 도입하기로 했다. 40년 만의 고금리 국면에 따른 ‘금융시스템 위기’를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이날 뉴욕주 규제당국이 가상화폐 기업 주거래 은행인 총자산 1100억 달러(약 143조 원) 규모의 시그니처뱅크를 폐쇄한 것도 금융 혼란 여지를 막기 위한 조치다.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팬데믹 시기 형성된 거품이 연준발(發) 고금리 국면으로 급격히 전환된 데 따른 금융 불안 요소가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이에 따라 연준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하거나 동결 피벗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우리는 연준의 3월 동결을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우려했던 블랙 먼데이는 연출되지 않았다. 장중 혼조세를 보이던 코스피는 전날보다 0.67%(16.01포인트) 오른 2,410.60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2% 가까이 추락했던 코스닥지수도 0.04%(0.29포인트) 오른 788.89로 상승 마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내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하라”고 참모들에게 주문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 · 박민우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