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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최연소 총리, 사임 발표… 남친에 “결혼하자” 프러포즈

뉴질랜드 최연소 총리, 사임 발표… 남친에 “결혼하자” 프러포즈

Posted January. 20, 2023 08:00,   

Updated January. 20, 20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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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젊은 정치인의 기수’로 꼽혔던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43)가 19일 에너지 고갈 등을 이유로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10월 총선에도 불출마하겠다고 했다. 2017년 10월 집권한 그가 3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고 뚜렷한 경쟁자도 없었던 터라 상당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집권 노동당은 22일 그의 후임자를 선출하며 새 총리가 다음 달 7일 취임할 예정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던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음 달 7일까지만 총리직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적 열망을 ‘연료 탱크’에 비유한 그는 “총리직은 탱크가 가득 차 있지 않는 한 수행할 수 없고 수행해서도 안 된다”며 “정치인도 인간이다. 더 이상 총리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한 탱크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총리로 지내는 것은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이었다. 지난 5년 반 동안 나라를 이끌 특권을 준 국민에게 감사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그러한 특권적 역할에는 책임이 뒤따른다. 그 책임에는 언제 떠나야 할지를 아는 것 또한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회견을 마친 그는 동석한 사실혼 관계의 방송인 클라크 게이퍼드(47)에게 “우리 결혼하자”며 깜짝 프러포즈를 했다. 두 사람은 그의 집권 다음 해인 2018년 딸 니브를 낳았고 한 해 뒤 약혼했다. 현직 총리 최초로 출산 휴가를 썼고 2018년 유엔 연설 때도 신생아였던 딸을 대동했다.

2008년 국회의원이 된 아던 총리는 2017년 총선에서 승리하며 뉴질랜드의 세 번째 여성 총리 겸 최연소 총리에 올랐다. 2019년 3월 남부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에서 총기 난사로 50여 명이 숨지자 히잡을 쓴 채 무슬림 유족을 위로해 큰 울림을 남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초기 외국인 입국 금지 등 강력한 선제 조치로 방역에도 성공했다는 평을 얻었고 2020년 재집권했다. 활발한 소셜미디어 사용 등 뛰어난 대중 소통 능력을 바탕으로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38),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45),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46) 등과 함께 세계 3040 지도자로 각광받았다.

최근 고물가 등으로 제1야당인 국민당에 지지율이 뒤지는 등 어려움도 겪었다. 아던 총리는 “노동당이 다음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떠난다”고 했다. 후임자로 유력했던 그랜트 로버트슨 부총리 겸 재무장관 또한 당 대표 선거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혀 당분간 정계 혼란이 예상된다.


윤다빈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