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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남은 대선… 5년 안심하고 맡길 후보•정책 안보인다

6개월 남은 대선… 5년 안심하고 맡길 후보•정책 안보인다

Posted September. 10, 2021 07:32,   

Updated September. 10, 202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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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3월9일 치러지는 20대 대통령 선거가 오늘로 꼭 180일 남았다. 박근혜 정권을 몰락시킨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한 게 5년 전 이맘때다. 탄핵 이후 권력을 잡은 현 집권세력의 정권 재창출이냐, 야권으로의 정권교체냐 하는 결전의 시간이 어느새 다가온 것이다.

 현재의 대선 판도는 역대 어느 대선 못지않은 오리무중이다. 최근 한국갤럽 조사에서 드러나듯 부동층이 32%에 달할 정도로 적지 않은 유권자들이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정권교체냐 아니냐는 것 외에 뚜렷한 대형 정책이슈가 없는데다 네거티브 공방만 치열한 탓도 있지만, 여든 야든 차기 대통령으로서의 믿음직한 자질과 비전을 제시한 후보가 딱히 안 보이기 때문이다.

 작금의 대한민국은 총체적 난관의 상황에 처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중 패권 전쟁에 끼어 옴짝달싹 못한 채 강대국 심기 살피기에 바쁘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고 선진국이 됐다는데 체감은 딴 판이다. 청년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로 치솟고, 부동산 시장 등 민생 현장 곳곳에 난제가 널려 있다. 하지만 국제 경제 질서의 거센 변화 속에서 한국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는 정책은 내놓지 않고 “모든 국민을 다 잘 살게 해 주겠다”는 식의 무책임하고 위험한 포퓰리즘 공약 경쟁이 난무한다. 나라 곳간은 화수분쯤으로 여긴다.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개혁과 같은 ‘미래’를 말하는 후보들도 찾아보기 힘들다. 당장 눈앞의 표만 생각해 어떻게 하면 그럴듯한 퍼주기 공약을 내놓을까 혈안이니 누굴 지지하고 싶어도 마음이 가지 않는 게 당연하다. 

 문재인 정권은 임기 내내 이른바 적폐청산의 늪에 빠져 편 가르기 국정을 일삼았고, 국민의힘 역시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이질 못했다. 어느 쪽이 먼저 적대적 공생의 틀을 깨고 미래로 나가느냐가 이번 대선의 핵심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미 지역과 이념 세대 계층을 뛰어넘은 새로운 시대, 새로운 비전을 갈망하는 민심의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이 처한 난관을 정확히 읽고 국가 역량을 한데 모아 해결해나갈 수 있는 최고 지도자를 뽑는 선거여야 한다.

 당분간 여야 모두 경선 국면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달 뒤인 10월10일 대선후보를 최종 선출할 예정이나 상당한 경선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경선룰 문제와 당내 유력 후보의 ‘고발 사주’ 의혹 등의 악재가 겹쳐 본격적인 경선에 돌입하기도 전부터 혼란스런 양상이다.

 누가 여야 최종 후보가 될지에 따라 대선 구도가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특정 세력에 의한 선거공작이 횡행할 수도 있다. 여야 및 각 당의 후보들은 어떤 정권을 만들겠다는 건지에 대한 본질적 메시지로 승부해야 한다. 유권자들도 남은 6개월, 각 당의 후보 결정과 본선에 이르기까지 ‘매의 눈’으로 선거판을 뒤흔드는 네거티브의 실체를 꿰뚫고 차기 대통령의 자질을 감별해내야 한다. “모든 국민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고른다”는 말이 있다. 우리 국민의 높은 정치의식을 보여줄 때가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