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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북한정권 나팔수짓 그만둬라

Posted March. 25, 2013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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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서방 언론 가운데 처음으로 북한에 진출한 AP통신 평양지국이 북한 당국과의 관계를 의식해 정치범 수용소로 상징되는 열악한 인권 상황 등 북한 체제의 부정적인 측면을 눈감거나 호도하고 있다는 비판이 미국 언론계 내부에서 제기됐다.

1970년대부터 한반도 문제를 다뤄 온 도널드 커크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 서울 특파원(75)은 22일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부설 한미연구소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38노스에 AP가 북한을 방어하고 있다는 글을 올려 이같이 주장했다.

커크 특파원은 지난달 4일자 CSM에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와 에릭 슈밋 구글 회장 방북 기사를 다루면서 문제를 제기했고 AP의 폴 콜퍼드 홍보실장이 이에 반박문을 CSM에 보내자 재반박 형식의 글을 올렸다.

그는 지난해 AP 평양지국 보도 가운데 한국계 미국인 선교사 케네스 배 씨 억류(12월22일) 북한 경제 개혁 움직임(지난해 9월 12일자) 재입북 탈북자 박정숙 씨 기자회견(6월 28일) 김일성 출생 100회 태양절 르포(4월 15일)를 구체적인 사례로 열거했다.

재입북한 탈북자 박 씨 기자회견 보도와 관련해 박 씨가 북한에 남기고 온 가족들이 고문을 당하고 감옥에 가고 심지어 처형당할 것을 두려워해 재입북했을 가능성을 언급하지 않았다며 AP 기자는 박 씨나 당국자들에게 이런 내용을 질문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AP가 경제개혁 시늉만 하는 북한 당국을 홍보하는 데 치중한 나머지 황해도 곡창지역에서조차 기근이 이어지는 현실을 외면했고 북한에서 기독교를 믿거나 성경을 가진 주민들이 가혹하게 처벌되는 실상을 호도했다고 덧붙였다.

AP는 북한 인권 문제를 다루는 기사를 내보냈다고 주장하지만 관련 코멘트들은 모두 서울과 워싱턴 등 외부의 코멘트들이며 AP 평양지국이 현지에서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질문을 북한인들에게 한 흔적도, 현지의 서방 민간단체(NGO)들이나 외교관들에게서 자료를 찾으려는 노력을 한 흔적도 없다는 것.

커크 기자는 결론적으로 AP 평양지국이 북한 인권 문제 등을 회피하는 것은 세계 다른 곳에서 지키고 있는 스스로의 기준을 어긴 타협이라며 AP는 평양지국을 유지해야 하느냐는 필연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신석호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