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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통에 분통 농협 고객들 소송 움직임

Posted April. 16, 201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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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금융전산사고를 일으킨 농협에 대한 고객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특히 전산장애로 피해를 본 고객들 사이에서 며칠째 내 돈을 내 맘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소송을 준비하는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15일 농협에 따르면 금융전산사고 이후 각 영업점 등을 통해 피해고객센터에 접수된 고객 보상요구 건수는 이날 정오 현재 676건에 이른다. 이는 수수료 발생, 대출이자 연체 등 입증이 간단한 피해에 대한 보상요구 건수다. 지금까지 들어온 각종 민원이나 상담 건수는 집계가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실정이다.

최원병 농협중앙회 회장이 14일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경제적 피해를 본 고객에게 최선을 다해 보상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피해를 입증하기 어려운 고객은 어떻게 보상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아 보상을 둘러싼 후유증도 클 것으로 보인다. 공과금이나 대출이자를 제때 납부하지 못해 생긴 연체 피해는 고객 본인의 확인으로 입증이 가능하다. 그러나 돈을 제때 인출하지 못하거나 이체가 안돼 주식이나 아파트를 매매하지 못한 경우는 피해 입증이 쉽지 않다.

농협의 한 고객은 컴퓨터를 사러 용산전자상가까지 갔다가 체크카드가 먹통이 되는 바람에 구매를 포기하고 돌아와야 했다며 생활비를 빼 쓰지 못해 친구들한테 궁색하게 돈을 빌려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 돈을 찾아 쓰지 못하는 불편을 어떻게 입증해야 보상받을 수 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피해 고객들은 현재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농협 금융거래 피해자 카페를 만들어 피해사례를 수집 중이며, 소송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 등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피해 고객과 농협 간 법적 다툼의 개연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농협의 금융전산망은 15일로 전산장애사고가 일어난 지 4일째가 됐지만 여전히 완전 복구가 안 된 상황이다. 은행의 양대 금융서비스 중 하나인 대출도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신규 대출 신청에서부터 심사, 실행이나 대출 연기 등 대출의 전 과정이 먹통인 것. 농협 관계자는 여신 거래에 수반되는 데이터 규모가 크다보니 아직까지 대부분의 지점에서 대출 거래가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날 안으로 정상화하는 것을 목표로 복구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또 이날 오전 8시 반경부터 신용카드 현금서비스와 체크카드 거래가 재개됐지만, 시스템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고객들의 거래가 폭주하자 오전 내내 버벅거림이 반복됐다. 신용카드로 10여 차례 시도해야 간신히 한 번 예금을 인출하는 불안한 상황이 오전 내내 지속됐다.



장윤정 김재영 yunjung@donga.com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