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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서해포사격 김정은이 지휘

Posted March. 02, 201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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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벌인 포사격 훈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이자 후계자로 낙점된 김정은이 직접 지휘한 것이라고 북한의 고위 소식통이 최근 밝혔다. 또한 김 위원장은 평양 만경대 인근의 군사대학을 졸업한 것으로 알려진 김정은의 졸업논문에 기초해 지난해 초 실시된 포사격 훈련 현장을 여러 차례 직접 방문해 격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병학 전공한 김정은

이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은 북한 최고 군사대학인 김일성군사종합대 포병학과를 2년 동안 개별교습을 받으면서 다녔다. 선발된 교수진이 얼굴을 볼 수 없게 한 특수유리를 사이에 두고 김정은에게 강의했다는 것. 김정은의 마음에 든 몇몇의 교수들만이 예외적으로 그와 직접 대면해 이야기할 수 있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13월 포병부대를 매달 방문해 포사격 훈련을 참관하는 전례 없는 모습을 보인 것도 아들 김정은 때문이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이 포사격 훈련은 김정은의 대학 졸업논문을 재현해 진행한 것으로 포사격 총지휘관도 김정은이 맡았다고 한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지난해 10월 보도한 북한의 김정은 우상화 관련 강연 자료에 따르면 김정은은 현대군사과학과 기술에 정통한 천재이며 포병 부문에 매우 정통하고 입체감과 정확도를 갖춘 새로운 군사지도를 만들었다고 알려졌다.

서해 포사격 정밀타격능력 과시용

북한이 올 1월 27일과 28일에 NLL에서 선보인 포사격은 동시탄착사격이었다. TOT(Time On Target)라고도 불리는 동시탄착사격은 특정 지점에 각종 구경의 포탄이 동시에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북한은 당시 130mm 해안포, 170mm 자주포, 240mm 방사포 등을 동원해 100여 발을 쏘았다. 당시 전문가들은 북한의 포탄들이 목표지점에 정확히 떨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지난해 김정은이 직접 지휘하고 김 위원장이 참관한 포사격과 똑같은 방식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NLL 포사격은 대외적으로는 서울의 특정 지점을 정밀 타격할 능력이 있음을 과시하는 동시에 내부적으로는 김정은의 치적을 선전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와 관련해 북한 중앙TV는 지난달 16일 다큐멘터리를 통해 방사포 및 장사정포들이 포탄들을 연사하는 장면을 30초가량 보여주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서해 포사격이 진행되기 열흘 전인 1월 17일 김 위원장이 240mm 방사포 10여 대가 동원된 육해공 합동군사연습을 참관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북한의 1월 말 군사도발이 김 위원장의 승인하에 김정은이 직접 지휘했음을 암시해 주고 있다.

한편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내부강연을 통해 김정은이 포사격뿐 아니라 지난해 4월과 5월에 진행된 축포야회(불꽃놀이 및 무도회)를 준비하면서 컴퓨터 모의실험까지 지휘할 정도로 선진기술에 정통한 것으로 선전했다. 또 지난해 4월 인공위성 발사 성공도 김정은의 치적으로 돌리고 있다.

후계 구축 빠르게 진전

한편 김정은을 후계자로 내세우는 사업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특히 선군정치를 표방하는 북한답게 이 사업은 군이 앞장서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위대성 선전 강연회의 경우 노동당 강연회는 지난해 5월부터 열렸지만 군은 지난해 1월에 벌써 고위급 지휘관 강연회에서 김정은 동지의 영도체계를 세울 데 대한 문제들을 논의했다는 것. 김정은 찬양가요인 발걸음도 지난해 2월 군대에 먼저 보급되고 몇 달 뒤 사회에 보급됐다고 한다.

김정은을 후계자로 지명한 지 1년 남짓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벌써 노동당 및 근로단체의 모든 계획서와 결정서, 보고서들에는 김정은 영도체계수립 사업이 첫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북한의 노동당 입당가맹청원서, 간부이력서, 선서 등 모든 맹세문에도 마지막에는 김 대장 동지의 영도를 받들어 가겠다고 써야 한다.



주성하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