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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해 살리기 손잡은 이-아랍 평화의 물길 열까

사해 살리기 손잡은 이-아랍 평화의 물길 열까

Posted May. 30, 200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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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가는 사해()를 살리기 위한 운하 건설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염분이 많아 사람이 누우면 둥둥 뜨는 것으로 유명한 이 소금 호수를 살리는 대공사가 성공할 경우 이스라엘-아랍 간 평화의 상징물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스라엘과 요르단 사이에 있는 사해의 수위는 해마다 1m씩 낮아지고 있다. 사해로 흘러들어가야 할 요르단 강 물의 7090%를 주변국들이 공업용수 및 생활용수로 써버리기 때문이다. 러시아 노보스티 통신은 이대로 가면 50년 뒤에는 사해가 완전히 말라버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1994년 이스라엘과 요르단이 평화협정을 맺은 뒤 홍해의 물을 사해로 끌어들일 운하 건설이 논의되기 시작했지만 50억 달러(약 5조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건설 공사비를 조달할 방법을 찾지 못해 그동안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스라엘 기업인들 대거 참여

이스라엘 일간지 예루살렘포스트는 부동산 재벌인 이츠하크 트슈바 엘라드그룹 회장, 샤리 아리손 하포앨림은행 회장, 세계적 공구업체인 이스카의 스테프 웨르테이메르 창업자 등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기업인들이 사해와 홍해를 잇는 166km의 운하 건설에 자금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트슈바 회장은 사해 주변에 총 20만 명이 투숙할 수 있는 호텔들과 세계 최대의 식물원 등을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신문은 운하 건설에 결정적인 지원군을 얻었다라고 평가했다.

요르단 정부도 적극적인 자세를 나타냈다. 일간지 요르단타임스는 25일부터 정부와 세계은행 관계자, 영국 프랑스의 기업인들이 운하 건설의 타당성 및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건설 시행 계획을 작성하고 있다고 28일 보도했다.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르면 2년 안에 운하 건설이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인터넷판이 28일 전했다.

중동 평화에 기여

미 의회조사국(CRS)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환경단체들은 홍해의 물이 사해에 유입될 경우 생태계가 파괴될 것을 우려고 있지만 운하 건설이 사해를 살릴 뿐 아니라 이스라엘-아랍 관계에도 안정을 가져올 수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운하 건설은 지역 현안인 물 부족을 해결할 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해 주변국들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운하로 흘러가는 바닷물의 일부를 담수화하면 연간 10억 m의 생활용수를 이스라엘과 요르단, 팔레스타인에 공급할 수 있는데 이는 이들 국가가 겪고 있는 심각한 물 부족의 30%를 해결할 수 있는 양이라고 비즈니스위크는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도 운하 건설에 찬성하고 있다.

또 운하 건설 및 주변 관광 시설의 공사가 본격화되면 100만 개에 이르는 일자리가 생겨나고 관광객이 늘어나 주변국들의 경제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루살렘포스트는 분석했다.



장택동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