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업 및 산업 경쟁력이 붕괴 단계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나왔다.
세계 경기가 크게 위축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이 설비투자를 크게 줄이면서 성장잠재력마저 크게 훼손됐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원장 좌승희)은 17일 한국경제의 실상과 현안정책 과제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진단한 뒤 외환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는데도 한국 경제의 취약성 때문에 선진국 경제권에 진입하거나 동북아 경제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실물 지표도 급랭하고 있다.
산업생산증가율은 작년 44분기(1012월) 9.5%에서 올 4월 1%대로 급락했고, 24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4분기에 이어 전 분기 대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침체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높다는 것.
보고서가 지적한 한국경제의 가장 큰 취약점은 설비투자 부진에 따른 성장잠재력 하락.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14분기(13월) 3.4% 감소한 데 이어 4월에도 4.2%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제조업의 생산능력 증가는 2001년 4%대 이하로 떨어진 데 이어 작년 하반기엔 2%대로 하락했다.
산업간 원활하지 못한 세대교체도 문제다.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주력산업은 조로()하고 있고, 전자통신 등 신기술 산업은 생산의 절대규모에 있어 이를 대체할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좌 원장은 저성장 시기에는 줄어든 파이를 서로 차지하려는 집단끼리의 갈등이 심화된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지속 성장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제성장률이 2%포인트 떨어지면 국민총생산(GNP)은 12조원, 약 13만개의 신규 일자리가 줄어드는 만큼 아직은 성장을 위한 거시정책에 주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좌 원장은 특히 외환위기 이후 부채비율 축소, 인력감축 위주의 기업구조조정에 치우쳐 기술혁신 능력이 크게 약화됐다고 지적하면서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려면 실질적인 구조조정과 산업경쟁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