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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축구 국가의 종말”…獨, 2연속 조별리그 탈락

“위대한 축구 국가의 종말”…獨, 2연속 조별리그 탈락

Posted December. 03, 2022 07:22   

Updated December. 03, 2022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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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축구 국가의 종말(Das Ende einer großen Fußball-Nation).’

 독일 축구대표팀이 카타르 월드컵 E조에서 탈락하자 독일 일간 빌트는 인터넷판에 이 같은 제목으로 ‘월드컵 예선 탈락이 큰 수치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아야 한다’며 비판을 쏟아 냈다. 2018년 러시아 대회 때 한국에 0-2로 패하고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을 때 ‘말이 안 나오네(Ohne Worte!)’라는 제목으로 1면을 장식했던 때와 달라졌다. 이젠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차군단’ 독일이 ‘종이호랑이’로 전락했다. 월드컵 2회 연속 조별리그 탈락에 영국 BBC는 ‘세계 축구의 추락한 거인’이라고 했다. 로이터는 “2014년 월드컵 우승 후 불과 4년 뒤 갑옷이 찌그러진 첫 징후를 보였다. 지난해 치러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16강전에서는 잉글랜드에 졌다. (독일의) ‘흰색 셔츠’에 대한 오래된 공포심이 없어졌다는 걸 의미 한다”고 전했다.

 그만큼 독일의 추락은 충격적이다. 독일은 1954년 스위스 대회부터 2014년 브라질 대회까지 16번 중 우승 4번(1954, 1974, 1990, 2014년), 준우승을 4번 하고 4강에 5번 올랐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 당시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골잡이 게리 리네커(62)는 준결승에서 서독(현 독일)에 승부차기 끝에 패한 뒤 “축구는 간단하다. 22명이 90분 동안 열심히 공을 좇다가 항상 독일이 이기는 게임”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독일 선수들도 이날 코스타리카를 4-2로 꺾고도 득실차에 밀려 탈락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망연자실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요주아 키미히(27·바이에른 뮌헨)는 “오늘은 내 인생 최악의 날이었다”며 “우리는 4년 전과 지난해에 이어 또 실망스러운 결과를 냈다. 대표팀이 부진의 늪에 빠질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골든 부트(득점왕)를 수상하고 A매치(국가대항전) 121경기에서 44골을 넣은 독일의 베테랑 공격수 토마스 뮐러(33·사진)는 은퇴를 암시했다. ‘녹슨’ 전차군단의 미래가 지구촌 팬들의 관심사가 됐다.


김배중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