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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노조 강경 투쟁 부른 영업이익 배분, 방치하면 ‘망국병’ 될 것

[사설]노조 강경 투쟁 부른 영업이익 배분, 방치하면 ‘망국병’ 될 것

Posted May. 22, 2026 08:38   

Updated May. 22, 2026 08:38


벼랑 끝으로 치닫던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파업 돌입을 1시간 여 앞둔 20일 밤 극적으로 타결됐다. 22∼27일 조합원 찬반 투표 절차가 남아있긴 하지만, 글로벌 반도체 전쟁 와중에 자책골이 될 수 있었던 공장 가동 중단이란 최악의 파국을 막은 것은 천만다행이다. 노사가 서로 한발씩 양보해 대화로 접점을 찾은 것도 큰 의미가 있다. 그럼에도 이번 사태가 우리 경제와 산업계 전반에 던진 숙제를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삼성전자 노사는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10년간 반도체 부문에 특별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기존의 초과이익성과급(OPI)까지 고려하면 연간 영업이익의 12%이 성과급 재원이 된다. 지난해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영업이익에 기반한 성과급에 합의하면서 유사한 요구가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하투(夏鬪)를 앞둔 주요 대기업 노조들은 이미 회사 이익을 성과급으로 우선 분배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창사 후 첫 파업에 나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영업이익의 20%, 최근 파업 찬반투표가 가결된 카카오는 최대 15%를 요구하고 있다. ‘노란봉투법’ 시행이 기폭제가 돼 하청 노조들도 원청과 같은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섰다.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이 관행이 되면 기업엔 심각한 부담이 된다.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익을 최우선적으로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에 투자해야 하는데, 일정 부분을 성과급으로 떼놓아야 하면 그만큼 투자와 고용 여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막대한 수익을 낸 일부 기업들을 제외하면 성과급 지급 자체가 버거운 기업이 많은 게 현실이다. 주주들과의 갈등도 불가피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세금도 떼기 전 영업이익을 제도적으로 나눠 갖는 것은 투자자도 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성과급 제도화가 통상임금 갈등으로 비화되면 한국 제조업의 고비용 구조를 더 고착화하는 족쇄가 될 수 있다.

삼성전자 파업 위기는 간신히 한숨을 돌렸지만, 산업계 전반에 드리운 먹구름은 점점 짙어지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를 비롯해 해외 주요 기업들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번 돈을 모조리 쏟아붇는 상황에서, 한국만 투자를 뒤로 미루고 이익 배분에만 골몰하고 있을 순 없다. 기업의 장기 경쟁력을 우선하면서 개인별 성과에 따라 보상하는 합리적이고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논의해야 한다. 무리한 분배 요구를 방치하다간 자칫 국가 경제력을 훼손하는 ‘망국병’이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