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한미 핵잠 합의…北, 전략핵잠 공개 도발

한미 핵잠 합의…北, 전략핵잠 공개 도발

Posted December. 26, 2025 09:08   

Updated December. 26, 2025 09:22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추진을 “반드시 대응해야 할 안전 위협으로 간주한다”며 미국의 주력 핵잠인 버지니아급보다 더 큰 전략핵추진잠수함(SSBN)을 공개했다. 한미 간 핵잠 개발 합의에 김 위원장이 직접 반응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이 대미 핵무력 완결의 ‘최종 병기’로 평가받는 북한판 SSBN 완성 등 잇따른 무력시위를 벌이면서 핵잠이 동북아시아 정세를 흔드는 새로운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8700t급 ‘핵동력 전략유도탄 잠수함 건조 사업’ 현지 지도에서 “서울의 청탁으로 워싱턴과 합의된 한국의 핵잠수함 개발 계획은 조선반도 지역의 불안정을 야기시킬 것”이라며 “우리 국가의 안전과 해상 주권을 침해하는 공격적 행위”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한미가 23∼24일 핵추진 잠수함을 위한 별도 협정 추진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 김 위원장의 발언이 공개되자 대남, 대미 적대적 메시지를 드러낸 것이다.

김 위원장은 “적들이 우리의 전략적 주권 안전을 건드릴 때에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되며 군사적 선택을 기도한다면 가차 없는 보복 공격을 받게 된다”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절대적 안전 담보인 핵방패를 더욱 강화하고 그 불가역적 지위를 굳건히 다지는 것은 우리 세대의 숭고한 사명”이라며 “핵무력 구성으로 국가의 영구적인 평화 환경과 절대적 안전을 보장하려는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결심은 불변할 것”이라고 비핵화 거부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핵잠과 관련해 처음 짚은 것을 주목하고 있다”며 “시찰은 미국 핵추진 잠수함이 부산에 입항한 것에 따른 대응이지만 내용을 보면 자신들의 핵잠 개발 정당성을 강조하고 대외적으로 알리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국방성 대변인은 이날 담화에서 미국의 핵잠수함 ‘그린빌함’의 부산 입항이 “조선반도와 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엄중한 정세 불안정 행위”라고 비난했다.

북한이 ‘북한판 SSBN’ 선체 일부만 노출했던 3월 첫 공개 때와는 달리 9개월 만에 거의 완성된 선체를 공개한 것은 내년 초 9차 당대회를 앞두고 핵잠 건조 성과를 대내외에 과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판 SSBN이 내년에 진수한 뒤 3, 4년 내 실전 배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2030년대 중반 핵잠을 확보하려는 한국보다 수년 앞서 북한의 핵잠 전력화가 실현될지 주목된다.

북한 미사일총국은 24일 김 위원장의 참관하에 신형 장거리 대공미사일을 동해상에서 시험 발사했다고 북한 매체들은 전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