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30일 첫 공식 일정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을 만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날 오전 7시 20분 정 회장은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지하 3층 주차장에 나타났다. 전날 경기 성남시 판교 자택에서 트럼프 주니어와 만찬을 하고 헤어진 지 약 10시간 만이었다.
재계 총수 가운데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한화가(家) 3형제가 이날 오전 일찍 호텔을 찾아 트럼프 주니어와 면담을 가졌다. 이날 오전 8시 45분경 면담을 마친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과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호텔 커피숍에서 커피를 포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면담 자리에서는 한화그룹 주요 사업 관련 미국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은 방산, 조선, 에너지 사업을 맡고 있고, 2남인 김동원 사장은 금융을, 3남 김동선 부사장은 유통과 로봇, 반도체 장비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이날 트럼프 주니어를 만났다. CJ제일제당은 2019년 미국 식품업체 슈완스를 인수해 현재까지 미국에 20개의 식품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미국은 CJ제일제당 해외 식품사업 매출의 80%가량을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인도네시아 출장길에 올랐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대신해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도 이날 트럼프 주니어를 만났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도 트럼프 주니어를 만나 한시간가량 인공지능(AI)과 글로벌 진출에 대한 의견을 공유했다. 현재 네이버가 집중하고 있는 생성형 AI 서비스 ‘하이퍼클로바X’와 미국 테크 기업들과의 협력, 미국 시장 진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유일하게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트럼프 주니어와 만났다. 양 회장은 한국 금융 산업에 대한 논의와 다양한 투자 방안에 대해 의견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오후 늦게까지 국내 재계 인사들과의 1 대 1 면담을 진행한 뒤 밤 늦게 출국할 예정이다.
이민아 기자 omg@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