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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라” “명분 달라”…의정 갈등 2년째 입씨름만 하나

“돌아오라” “명분 달라”…의정 갈등 2년째 입씨름만 하나

Posted February. 19, 2025 07:46   

Updated February. 19, 2025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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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 발표로 시작된 의정 갈등 사태가 2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9일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전공의 9200여명이 집단 사직한지 1년이 지났지만 이중 올해 상반기 모집에 지원한 비율은 2%에 불과하다. 해마다 3000명씩 배출되던 신규 의사가 올해는 10분의 1로 줄었고, 2800명씩 나오던 신규 전문의는 5분의 1로 급감했다. 집단 휴학한 의대생 1만8000명도 복학할 움직임이 없어 전국 의대 40곳 중 32곳이 1∼2월 개강을 다음 달로 미뤄둔 상태다.

정부는 그동안 비상 진료 체계를 가동해 의료 공백은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상급종합병원의 암 수술 건수가 20∼30% 줄었다. 장기 이식 수술이 35% 줄어든 곳도 있다. 제때 치료받지 못해 숨진 환자 수가 의료 공백 초기 6개월간 3000명이 넘는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마저도 정부가 지난해 예비비와 건강보험 재정에 지방자치단체의 재난관리기금까지 끌어다 3조3000억원을 투입한 결과다. 최근 중증외상전문의 수련센터가 정부 지원금 9억원이 없어 문을 닫을 뻔했다. 혈세는 혈세대로 쓰면서 환자 치료도 제대로 못하니 이런 엉터리 정책이 어디에 있겠나.

올해 들어 정부가 의정 갈등 사태에 사과하고 강경했던 대한의사협회 집행부가 교체된 후로도 의정 간 대화는 교착상태에 빠진 그대로다. 정부와 협상이 여의치 않자 의협은 17일 국회를 찾았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 정부는 “돌아오라” 하고 의사들은 “명분을 달라”는 말을 1년 넘게 되풀이하고 있다. 일을 벌여놓고 수습 못하는 정부도 문제지만 의료 개혁에 대한 대안 없이 복귀할 명분만 요구하는 의사단체도 무책임하다. 국민을 대표해 의정간 이견을 조율해야 할 국회는 “적극 나서겠다”는 말뿐이다.

당장 새 학기가 되면 의대 과밀화로 수업 대란이 일어날 것이다. 첫 해 증원된 규모도 수용을 못해 의대 3곳이 교육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올해도 집단 휴학하면 내년부터는 교육이 불가능한 사태가 온다. 지난해 전국 11개 국립대병원 적자가 5700억 원으로 전년보다 2배로 불어났다. 정부 재정 지원이 한계에 이르면 지방 대학 병원들부터 문 닫는 곳이 나올 전망이다. 가장 먼저 올해 의대 정원부터 결정해야 한다. 입시와 의대 개강 일정을 감안하면 데드라인은 이달 말이다. 합리적인 숫자가 나와야 전공의와 휴학생들도 돌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