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4∼6월) 일본 경제가 3개월 전과 비교해 1.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이 회복되고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예상보다 경제가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런 추세가 1년간 지속된다고 가정하고 계산하는 ‘연율 환산’ 성장률은 6.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표가 현실화되면 올해 일본은 아시아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25년 만에 한국보다 연간 경제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통계(속보치)에 따르면 일본의 2분기 GDP는 전기 대비 1.5% 늘어나 주요 기관 예상치의 배를 웃돌았다. 연율 환산 성장률은 6.0%다. 연율 기준으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침체 후 기저효과로 반짝 반등한 2020년 4분기(연율 7.9%) 이후 2년 반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개인 소비는 여전히 약하지만, 수출이 회복되면서 성장률을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수출은 3개월 전보다 3.2% 증가했다. 반도체 수급이 풀리면서 일본의 대표 수출 품목인 자동차의 수출이 늘어난 영향이 컸다. 한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난 것도 플러스 요인이 됐다. 하반기에는 중국인 단체여행도 재개되기 때문에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한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전기 대비 0.6%에 그쳤다. 1분기(1∼3월)에도 한국 성장률(0.3%)은 일본(0.7%)의 절반에 못 미쳤다. 하반기에 극적인 반전이 없다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5.1%) 이후 처음으로 일본에 역전당할 가능성이 크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외국계 투자은행 8곳은 지난달 말 기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평균 1.1%로 전망했다. 일본의 성장률 전망치는 1.4%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중국의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반도체 경기 회복 등으로 하반기 한국 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디플레이션 우려, 주요국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 등으로 연내 경기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쿄=이상훈특파원 sang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