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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꺾이고, 밥상물가는 들썩

Posted June. 28, 2023 07:57   

Updated June. 28, 2023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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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7∼12월)를 눈앞에 둔 가운데 여전히 경제 상황에 회복 기미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올 초부터 하반기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으나 산업 현장에선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 침체 하반기 성장)’ 흐름이 예상만큼 나타나지 않는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연말까지 추가적인 물가 상승도 우려돼 정부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307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3분기(7∼9월)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3분기 BSI가 91로 집계됐다고 27일 밝혔다. 지난 분기 조사 결과(94)보다 3포인트 낮아졌다. BSI가 100보다 높을수록 전 분기 대비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본다는 의미이고 100보다 낮을수록 반대다. 올 2분기(4∼6월)에 크게 올랐던 긍정 전망이 하반기로 접어들며 오히려 꺾이는 모양새다.

같은 기간 내수(94→90), 수출(97→94) BSI가 모두 낮아졌다. 업종별로도 주력 업종인 IT·가전(83), 전기(86), 철강(85) 등에서 기준치를 크게 하회했다. 상승세를 보이던 자동차(98), 화장품(93) 업종도 부정 전망이 더 많았다. 주력 업종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될 것이라던 주요 기관들의 전망과는 다른 흐름이다.

정책 당국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올해 말에도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2%)를 웃돌 것으로 전망돼 금리를 내리기 쉽지 않은 데다 재정 투입 여력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여름 7년 만에 엘니뇨(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0.5도 이상 올라가는 현상)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물가가 다시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에 더해 이상 기후로 식량 원자재 공급 차질이 빚어지면 겨우 둔화세를 보이는 소비자물가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설탕 가격이 뛰는 등 ‘밥상 물가’가 꿈틀거릴 조짐을 보인다.

경기 부양 재정 여력 역시 충분치 않다. 올 1∼4월 국세 수입은 134조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3조9000억 원 줄었다. 국가채무는 사상 처음으로 1000조 원을 넘어서 재정 건전성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 하반기 수출, 투자를 중심으로 민간 활력 제고에 초점을 맞춰 경제 정책을 운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곽도영 now@donga.com · 박희창 ramblas@donga.com